백화점들의 봄 정기세일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최고 9% 줄었다. 이는 극도로 위축된 소비경기가 좀체 바닥을 탈출하지 못하고 있는 증거로 풀이된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백화점들이 지난 1일부터 13일까지 실시한 봄 정기세일에서 가전제품,수입 명품 등 고가 상품 판매가 부진해 업체별로 하루 평균 매출이 2.9∼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 철을 맞은 스포츠 의류나 중저가 캐주얼 의류는 많이 팔렸으나 매출 비중이 작아 전체 신장률을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백화점 봄 세일 매출이 지난해보다 감소한 것은 이라크 전쟁과 북핵 위기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데다 가계부채가 늘어나 구매력이 약해졌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지난해와 올해 계속 영업을 한 기존 16개 점포의 하루 평균 매출 기준으로 6.2% 감소했다. 롯데 본점의 품목별 매출을 보면 지오다노 티비제이 등 중저가 여성 캐주얼 의류는 15%나 늘었으나 남성 정장은 10% 줄었다. 스포츠용품은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수요가 늘어 23%의 높은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현대백화점은 서울 기존 점포들의 하루 평균 매출 기준으로 7% 줄었다. 지방 점포까지 포함하면 마이너스 9%로 사정이 더 나쁘다. 영업전략실 김대현 부장은 "매출이 늘어난 품목은 스포츠와 영캐주얼 의류 정도에 불과하다"며 "특히 잡화와 남성 정장의 판매실적이 저조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신세계백화점은 기존 7개점의 봄 세일 매출이 지난해보다 4.2% 줄었고 갤러리아백화점은 전국 5개점의 매출 신장률이 마이너스 2.9%를 기록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