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역을 거의장악한 것으로 전해진 미.영 연합군은 사담 후세인 대통령 추종세력의 최후근거지인티크리트를 점령하기 위한 마지막 공세에 나서고 있다. 미국은 이라크 지도부 핵심 인물 55명을 공개 수배하는 한편 사담 후세인정권은 정치세력으로서 수명이 "끝났다"고 선언했다. 이런 가운데 연합군 병력이 약탈이 횡행하고 있는 바그다드와 모술 등 이라크 주요 도시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영국군 일부 병력이 철수를 시작하는 등 이라크전이 종전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 티크리트 제외 이라크 전역 장악 = 이라크 제3의 도시 모술이 11일(현지시간)연합군 수중에 떨어짐에 따라 이라크 통제권에 있는 마지막 도시인 티크리트에 연합군의 공격이 집중되고 있다. 연합군은 곧 전개될 티크리트 지상전에 앞서 이 지역 이라크군에 대한 집중공습을 가했다. CNN은 이날 티크리트 외곽을 방어하던 이라크 공화국 수비대 아드난사단일부 병력과 이라크 민병대가 시가전에 대비, 티크리트 시내로 들어가 벙커를 만들고 도심을 관통하는 티그리스강 교량을 파괴했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또 연합군이 이라크 서부 시라크 국경과 인접한 도시 카임에서 이라크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고 전했다. 카임은 한때 후세인정권의 핵프로그램을 수행하는 핵심 지역으로 간주됐었다. 미군 중부사령부 대변인 빈센트 브룩스 준장은 이날 카임이 이라크 지도부의 탈출로 로 이용되거나 외국에서 이라크로 무기와 병력이 유입되는 통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브룩스 준장은 모술 방어를 맡은 이라크 제5군단 사령관이 미군과 휴전협정에 정식 서명, 집단 투항함으로써 티크리트를 제외한 이라크 전역이 연합군 수중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또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사담 후세인 정권이 이라크에 대한 중앙집권적 통제를 상실했다는 점에서 정치 세력으로서의 수명이 "끝났다"고 이날 선언했다. 플라이셔 대변인은 그러나 "정권의 잔존물에 상당한 충성을 유지하는 바트당 관리들이 아직 존재하기 때문에 위험은 여전히 앞에 있다"면서 "군사 작전은 아직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군은 이라크 지도부 핵심 인물 55명의 목록을 작성하고 이들을 공개 수배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군 중부사령부 브룩스 준장은 이라크 현지에서 작전중인 지휘관들에게 이라크지도부 수배자들의 목록과 얼굴 사진이 담긴 카드가 전달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수배자의 이름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이라크 반정부 세력 대표들에게 오는 15일 이라크 남부 나시리야에서 열릴 회담에 참석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이라크 국민회의(INC) 대변인이 11일 밝혔다. ◇영국군 일부 철수...종전 수순 = 영국 국방부는 11일 걸프지역에 파견된 일부 공군기와 군함을 철수시킬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영국 토네이도 전폭기 편대가 이날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스코틀랜드 기지로 귀환했다. 국방부 대변인은 해군의 프리깃함 말버러호와 리버풀호가 훈련을 위해 극동지역으로 항해를 시작할 것이며, 항모 아크 로열호도 곧 이 지역을 떠나 본국으로 귀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연합군은 이라크내 주요 도시에서 자행되고 있는 약탈행위를 본격 통제하기 시작했다. 미 해병 제7연대는 바그다드 시내의 질서를 유지하기 해질 녘부터 이튿날 동틀 때까지 통행금지를 실시했다. 아울러 이라크 군과 공무원에게 업무 복귀를 촉구하는 방송을 하기로 했다. 카타르 도하 연합군사령부의 앨 록우드 영국군 대변인은 이라크 남부 바스라에서 시내 순찰 병력을 증강했다고 밝히고 차츰 법과 질서가 회복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라크 북부에서도 미 특수부대 사령관이 모술에서 밤 10시부터 다음날 아침 6시까지 통금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모술.아스-살리야 AP.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