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8일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이라크전 후 일정 기간 연합군 주둔이 필요하다는 점과 '이라크인에 의한 이라크 통치' 원칙에 합의했다. 또한양국 정상은 회담 뒤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이라크전 후 재건사업에서 유엔이 '핵심적인(vital)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재건은 유엔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지원이 매우 필요하고 이 과정에서 유엔이 이라크 내에서 이뤄지는 진전의 한 당사자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9일로 예정된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의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 연쇄방문도 이 같은 선상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시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그동안 이라크 재건에서 유엔은 인도적인 지원활동 등 부수적인 역할 외에는 중요한 역할은 맡을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상당히 양보한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후 이라크재건 주도권을 놓고 갈등 양상을 보여온 유엔과 미국 간의 이견이 해소되면서 이를 계기로 전후 이라크 처리 문제 논의가 신속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앞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은 앞으로 구성될 이라크 임시정부의 각 부처에 영국 일본 호주인 등으로 구성된 자문단을 둘 계획"이라고 보도하면서 "이 같은 조치는 범세계적으로 고조되고 있는 반미정서 등을 무마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