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확산으로 외국바이어 방한 취소 등 피해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3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한 수출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8일 한국무역협회와 KOTRA 등에 따르면 전자업체 A사는 미국 수출을 위해 최근중국 광조우에 자동차 부품공장을 설립했으나 공장시설 점검 후 납품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미 바이어가 사스 때문에 방문을 계속 미루는 바람에 공장가동에 차질을 빚고 있다. 종이제품 중간원료를 중국에 수출하는 제지업체 B사도 주문감소로 애를 먹고 있다. B사 제품을 재가공해 다시 미국에 수출하는 중국업체가 미국 바이어의 방중 지연으로 원부자재 주문량을 크게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기계류 수출업체 C사의 경우 해외출장 계획을 연기한데 이어 해외거래처 관계자도 방한을 연기하는 바람에 신제품 홍보 및 제품 애프터 서비스(A/S) 등에 차질을빚고 있다. 임시방편으로 e-메일, 팩스 등 통신수단과 현지채용 외국인을 활용해 일단 급한불을 끄고 있지만 사스가 더 확산될 경우 피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스위스의 대형 유통업체인 `쿱(COOP)'사는 지난 7일부터 사흘간 국내에서 우리기업들과 구매상담을 벌일 예정이었으나 사스를 이유로 돌연 방한을 취소했다. 쿱은 1천600개 매장에 4만5천명의 종업원을 거느린 스위스 제2의 유통업체. KOTRA 주관으로 스위스 등 유럽 3개국을 방문중인 민관합동 투자유치사절단이만날 예정이던 스위스의 한 바이오 기업은 "한국은 사스와 관련이 없다는 것을 알지만 상담은 취소하겠다"고 통보해왔다. 이와 함께 모 종합상사의 경우 홍콩 및 중국 광둥성의 주재원 가족을 철수시켰고, 다른 상사도 홍콩 주재원 가족을 철수토록 조치했다. 특히 사스 감염자의 88%가 중국과 홍콩, 싱가포르 3국에 몰려 있는 등 사스가우리의 주요 수출대상국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점은 수출업계에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 실제로 JP모건과 모건 스탠리 등 각 기관은 사스를 이유로 최근 아시아 경제성장 전망을 잇따라 낮추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출업계에 사스의 간접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특히 주 감염지역인 광둥성이 중국 IT생산의 중심지인 등을 감안할 때 사스가 더 확산될 경우산업생산에 상당한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공병설기자 kong@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