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발표된 경제 통계들은 실업률에서 제조업경기에 이르기까지 온통 부정적인 수치 투성이였지만 주가는 이라크 전쟁이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관측에 오히려 상승세로 마감됐다. 지난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주에 비해 1.61%가 올랐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1.02%,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지수는 1.76%가 각각 상승한 채 한 주를 마무리했다. 많은 분석가들은 이번주에도 투자자들의 이목이 전장으로부터의 소식에만 쏠리는 현상이 여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군이 바그다드 공항을 완전 장악한 채바그다드 시내에 탱크 수십대를 보내 무력시위를 벌인 점은 일단 투자자들에게 전황에 대한 자신감을 불러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바그다드에본격 진입했다는 미군의 발표가 다소 과장된 것으로 드러났고 본격적인 전투는 이제시작이라는 점에서 지난주 후반기 시장 분위기를 지배해온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노던 트러스트의 리서치 책임자 짐 맥도널드는 CBS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월가는 이라크의 인질이 돼 왔다"면서 "앞으로도 '고뇌의 한 주'가 기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프루덴셜의 시장평론가 브라이언 피스코롭스키는 역시 이라크 전쟁이 앞으로 수일간의 시장 분위기를 지배할 것이라면서 "빈약한 경제통계와 기업수익은 아직도 부차적인 문제에 머무르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의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투자자들의 관심을 크게 끌지 못하겠지만 이번주는기업들의 1.4분기 실적발표가 본격 시작되고 중요한 경제통계도 잇따라 발표된다.전쟁에 따른 불안심리와 소비, 투자위축으로 기업실적과 경제지표는 최근의 추세와마찬가지로 대부분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에렌크란츠 킹 누스바움의 최고투자담당경영자 조 칼리놉스키는 1.4분기 수익전망을 내놓으면서 시장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밝힌 기업과 기대충족이 가능하다고 발표한 기업의 비율이 2.9대1로 2001년 3.4분기 이후 기대충족 실패 예상기업 비중이 가장 높았다고지적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7일 장 종료후 실적을 발표한 알루미늄 제조업체 알코아는 주당 수익이 17센트로 시장이 기대해온 주당 19센트에 미치지 못했다. 이번주실적을 발표할 주요 기업으로는 야후(8일), 다우존스(13일), 제너럴 일렉트릭(GE, 14일) 등이 포함돼 있다. 다음주에는 다우존스 편입 12개와 S&P 편입 144개 기업의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기업들은 지금까지는 전쟁과 유가불안, 날씨, 사스(SARS) 등을 실적부진의 원인으로 지적해 왔으며 투자자들도 이를 받아들여 특히 전쟁만 끝나면 소비와 투자심리가 회복돼 경제가 상승세를 타게 될 것이라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경제가 계속 저조한 추세를 이어간다면 이러한 자신감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 도이체방크의 수석 미국담당 이코노미스트는 "경기침체의 우려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높아가고 있다"고밝혔다. 이번주 발표될 경제통계 가운데서는 3월 소매판매 실적(14일)이 가장 관심을 끈다. 3월 소매판매(자동차 제외)는 0.4% 증가해 전달의 1.6% 하락에 비해서는 개선될것으로 예상된다. 이 실적은 소비 추이를 직접 반영한다는 점에서 경기를 판단할 주요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13일에는 2월 무역통계가, 14일에는 3월 생산자 물가지수와 미시간대학 소비자체감지수가 각각 발표된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