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 파병안이 진통을 거듭한 끝에 2일 표결처리로 막을 내렸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장에서 파병안에대한 표결을 실시,찬성179표 반대68표 기권9표로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그러나여야 파병 반대의원들은 충분한 찬반의사 토론과 표결연기 등을 주장해 막판까지 진통을 겪었다. ◆파병 찬반 공방=여야 의원 7명은 본회의 표결에 앞서 찬반토론을 통해 각기 당위성을 역설하며 날카롭게 대립했다. 민주당 정범구 김성호 의원은 "명분 없는 전쟁에 대해 전세계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반대주장이 거세다"며 "파병은 침략전쟁에 가담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헌법에도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박세환 의원은 "한·미 동맹강화를 튼튼하게 하고 50년간의 혈맹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국회가 빠른 시간안에 파병을 결정해야 한다"며 "한반도 평화를 위해 파병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에 앞서 여야는 각기 의총을 열고 파병안 처리에 대한 입장을 정리했다. 민주당은 '권고적 당론'으로 파병에 찬성하되 자유투표에 임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파병반대론자인 김영환 송영길 의원 등은 발표자 숫자와 시간 제약 없이 충분히 토론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대다수 의원들은 "오늘 어떤 일이 있더라도 표결을 끝내는 게 좋다"며 본회의 표결을 밀어붙였다. 한나라당 의총에선 김부겸 서상섭 의원 등 10여명의 파병반대 의원들이 "통일·외교분야 대정부 질문 등을 거쳐 파병안의 내막과 관련된 정부측의 정확한 입장을 확인한 후 표결해도 늦지 않다"며 표결 연기를 주장했으나 이날 마무리짓기로 의견을 모았다. ◆노 대통령의 협조 호소=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정연설을 통해 이라크 파병안의 조속한 처리를 호소했다. 노 대통령은 이라크전쟁이 명분이 없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지만 명분보다는 현실이 더 중요하다는 인식을 밝히며 의원들을 설득했다. 노 대통령은 이라크파병이 안보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하면서 "많은 외국인 투자자들을 만나본 결과 전쟁의 위험보다는 한·미관계의 갈등을 더 큰 불안요소로 생각하고 있었다"며 "명분을 앞세워 한·미관계를 갈등관계로 몰아가는 것보다 한·미간 우호관계를 존중한 결정이었다"고 매듭지었다. 특히 노 대통령은 "대통령이 국회의원에게 지시하던 시대는 지났다"며 국회가 성숙한 모습으로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 정종호·김동욱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