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젤 가루음식 칼 나침반 고글….' 특수요원들의 장비가 아니다. 섭씨 50도가 넘는 사하라 사막 2백50㎞를 횡단하기 위해 꾸린 회사원 3인의 배낭에 든 장비다. 1일 김포공항을 통해 출국한 현대모비스의 안기형(40·부품품질관리부) 박재성(42·서부사업소) 손승호씨(35·서부지원팀). 이들은 오는 6일부터 6박7일간 '지옥의 마라톤대회'라 불리는 '사하라 마라톤대회'에 참가,체력과 인내력을 테스트한다. "언젠가 꼭 한 번 도전해 보고 싶었습니다.회장님을 비롯한 상사분들도 경험자체와 도전정신이 중요하다며 격려해 주시더군요" '마이웨이'라고 팀이름을 붙인 이들이 이번 대회에 참가하게 된 것은 3년전 사하라사막 마라톤대회에 처음으로 참가한 한국인 박중훈씨에 대한 기사를 읽고 나서다. 직원교육 프로그램인 '해외배낭여행'을 통해 사막마라톤대회 참가를 결심한 안씨가 도전의식이 남다른 해군 특수부대 출신 박씨와 주니어 테니스 대표 출신 손씨를 팀원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지난해 7월부터 근력·심폐기능·지구력·스피드 강화,마무리 적응훈련 등 총 5단계로 나눠 훈련했다. 안씨는 주말에 집 근처 산에서 3~4시간 정도 15kg의 배낭을 메고 뛰어서 정상까지 올라갔고, 손씨는 왕복 40km를 뛰어서 출퇴근했다. 이들은 사막기후에 적응하기 위해 찜질방을 찾았으며 잠자는 것과 먹는 것에 대한 유혹을 뿌리치는 훈련으로 마무리했다. 주최측은 참가자들에게 하루에 3번에 걸쳐 6~9리터 정도의 물만 공급한다. 의료진의 서비스를 받으면 자동탈락하게 된다. 안씨는 "배낭 무게를 줄이기 위해 별의별 아이디어를 짜냈지만 가족들에게 보여줄 사진 한 장을 위해 카메라만큼은 뺄 수가 없었다"며 활짝 웃었다. 이번 대회에는 이들을 포함 한국인이 모두 24명 참가한다. 18회째를 맞는 '사하라사막 마라톤대회'는 오는 6일 북아프리카 모로코 사하라 사막에서 열린다. 장욱진 기자 sorina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