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시장은 단순히 '불안'의 정도를 넘어 '위기'의 상황으로 치닫는 느낌이다.


작년 하반기 가계대출 연체에서 시작된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은 이후 카드채 문제, 은행 외화유동성 문제까지 겹쳐 갈수록 확산되는 양상이다.


정부는 잇따라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시장의 불안감은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


최근 금융시장을 위협하고 있는 불안요인을 긴급점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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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연체율 상승세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특히 최근 경기위축 및 신용경색 심화와 맞물려 가계의 빚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어 가계대출 문제는 금융시장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은행들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지난 2월말 2.1%로 2%선을 넘어섰다.


1월말의 1.9%보다 0.2%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은행 가계대출 연체율은 작년말 1.5%에서 두 달 사이 0.6%포인트 올라갔다.


은행계 신용카드의 연체율도 크게 뛰었다.


지난 2월말 은행계 신용카드 연체율(1개월 이상)은 11.9%로 1월말(10.2%)보다 1.7%포인트 높아졌다.


지난 2001년말 4.1%였던 은행계 신용카드 연체율은 지난해 6월말 5.3%, 9월말 7.2%, 11월말 8.4% 등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체율도 상승하고 있지만 더욱 심각한 사실은 가계가 빚상환 능력을 잃어 연체가 실제 상환불능으로 바뀌는 비중이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말 은행의 원화대출 잔액은 3백57조4천억원으로 이중 가계대출은 52.9%에 해당하는 1백89조2천억원으로 집계됐다.


가구당 평균 부채는 3천만원에 육박하는 실정이다.


지난 2월말 현재 신용불량자 수는 2백80만명을 넘어 또다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최근 심화되고 있는 경기위축으로 가계부실이 심화될 경우 금융과 부동산은 물론 모든 실물경제 위축으로 이어져 한국경제 저변에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LG경제연구원 조영무 선임연구원은 "올해도 20%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계대출의 증가속도를 적절히 조절하지 못한다면 가계대출 위기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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