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대기오염 수준이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31개 회원국 가운데 최악인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환경부에 따르면 OECD가 회원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서울의 대기오염 물질 가운데 각종 호흡기 질환의 원인이 되는 미세먼지가 지난 2001년 말 현재 ㎥당 71㎍으로 나타났다. 이는 OECD 국가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대기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진 이탈리아 로마와 멕시코 멕시코시티에 비해서도 각각 11㎍/㎥과 18㎍/㎥ 더 많다. 또 미세먼지로 인한 대기오염도가 가장 낮은 러시아의 모스크바와 비교하면 무려 61㎍/㎥이나 높은 수준이다. 만성 기관지염이나 폐렴 등을 유발하는 이산화질소 농도는 0.037PPM으로 러시아 모스크바(0.058PPM)와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0.047PPM)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다만 발작이나 행동장애 등 신경장애를 일으키는 납은 0.074PPM으로 핀란드 헬싱키의 0.010PPM, 스위스 취리히의 0.019PPM보다는 높았지만 평균치보다는 낮은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환경부는 "지난 93년 대기환경보전법 개정으로 유연휘발유 생산.판매가 금지되고 무연휘발유 보급이 활성화돼 대기 중의 납 성분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대기질 수준이 이처럼 나쁜 것은 다목적 경유자동차 등 경유 차량의 운행이 늘어난데 따른 것일 가능성이 크다"며 "수도권지역의 대기질을 개선하기 위한 특별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에서 운행 중인 1천4백만대의 차량 가운데 버스나 트럭, 다목적 자동차 등 경유 차량은 32.9%인 4백60만대로 2005년부터 경유승용차 생산.판매가 허용되면 이 비율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