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26.CJ.테일러메이드)가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향해 힘찬 티샷을 날렸다. 박세리는 28일 새벽 1시30분(한국시간) 캐리 웹(29.호주),웬디 워드(30.미)와 올시즌 미LPGA투어 첫 메이저대회인 크래프트 나비스코챔피언십(총상금 1백60만달러) 1라운드에 돌입했다. 대회 장소인 미 캘리포니아주 란초미라지 미션힐스CC(파72)는 30도를 오르내리는 폭염이 연일 계속됐다. 주말까지도 폭염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보다. 그러나 러프는 예년에 비해 짧아 별로 위협적이지 않다는게 출전선수들의 일관된 평. 페어웨이는 부드러운 편이었으며 그린스피드도 예상보다 빠르지 않았다. 올해 코스레코드(4라운드 합계 15언더파)가 경신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 이모저모 ] .박세리는 27일 오전 김미현(26.KTF.혼마)과 마지막 연습라운드를 하며 대회를 준비했다. 둘이 함께 연습라운드를 한 것은 이례적인 일. 사전에 약속을 한 것은 아니었지만 함께 만나 자연스럽게 동반라운드를 하게 됐다. 후반 9홀을 돌았는데 박세리의 아버지 박준철씨와 김미현의 아버지 김정길씨 등이 함께 지켜봤다. 이들 뒤에는 송나리.아리(16)자매가 함께 플레이했고,앞에서는 지난해 일본 상금랭킹 2위자격으로 출전한 고우순(39)이 연습을 했다. .박세리와 김미현은 시종 밝은 표정으로 농담도 나누면서 우애를 다졌다. 박세리가 그린에서 연습을 하고 뒤늦게 티잉그라운드에 올라와 김미현이 미리 친 걸 보고 "벌써 쳤나?"하고 충청도말투로 묻곤 했다. 마음에 들지 않은 샷이 나오면 "하나만 더 칠께"하며 서로를 편하게 대했다. 좋은 샷이 나오면 "굿샷"이라고 말하면서 격려도 아끼지 않았다. 장타자인 박세리에 비해 김미현이 거리면에서 뒤처질 것으로 보였으나 드라이버샷이 10야드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김미현은 "예전에는 30야드 정도 떨어졌는데 오늘 거의 비슷하게 나가네!"하며 기쁜(?)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한편 박세리는 드라이버가 "고장"나 이날 급히 헤드 밑에 납테이프를 부착하는 응급조치를 취했다. .박세리는 코치인 톰 크리비로부터 연습라운드 도중 여러차례 스윙 교정을 받았다. 백스윙 과정에서 왼어깨가 들린다는 지적을 받았고 스탠스에 대한 조언도 자주 들었다. 크리비는 "세리가 자신감에 넘쳐 있다.좋은 결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준철씨는 박세리를 여러차례 독려했다. 박세리가 벙커샷을 많이 연습하자 "벙커에 들어가려고 작정했나.벙커에 볼을 빠뜨릴 생각 자체를 말라"고 말했다. 란초미라지(미 캘리포니아주)=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