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희 < PCA투신 투자교육연구소장 > SK글로벌 분식회계 사건의 여파로 빚어진 투신권의 대량환매사태는 우리에게 투자교육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가장 초보적이면서도 근본적인 문제는 저축과 투자의 차이에 대한 이해이다. 사전을 찾아보면 저축은 "아껴서 모으는 것"이고 투자는 "가능성을 믿고 자금을 투하하는 것"으로 돼 있다. 저축상품에 가입하면 금융기관이 책임지고 그 자금을 운용해주지만 투자상품을 사게 되면 잘되던 못되던 그 결과는 투자자의 책임인 것이다. 따라서 원본이 깨져서는 안되는 자금,몇 개월 이내에 써야되는 자금은 금리의 높고 낮음을 따지지 말고 예금과 같은 저축 상품에 넣어야 한다. 투신의 수익증권,채권,주식,파생상품과 같은 투자상품에는 시장에 장기간 묻어둘 수 있고 최근과 같이 단기적으로 시황이 급변할 때는 참고 기다릴 수 있는 성격의 자금만을 넣어야 한다. 또 최악의 경우에는 원본이 크게 손상될 수 있다는 각오도 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많은 투자자들은 채권형 수익증권을 은행예금보다 금리가 약간 높으면서 원본은 보장되는 저축상품으로 생각해왔다. 수익증권에 편입된 채권이 지불불능상태가 되거나 금리가 급등하여 채권값이 급락할 경우에는 원본에서 큰 손실을 볼 수 있는데도 그 사실을 그다지 염두에 두지 않는 것이다. 이런 문제는 특히 MMF의 경우에 심각하다. 투자자도 투신운용사도 MMF를 저축상품으로 보아야 할지 투자상품으로 보아야 할지에 대해 성격규정을 분명히 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투자자나 투신운용사 모두가 MMF를 분명하게 저축상품으로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원본이 깨지는 상황이 발생될 수 없도록 엄격한 운용규정을 정해놓고 있다. 일본의 경우에는 지난해 MMF에 편입된 회사채의 지불불능사태로 원본이 깨지는 소동을 겪으면서 미국식에 가깝도록 운용규정을 바꾸었다. 한국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MMF의 성격을 저축상품으로 할 것인지 투자상품으로 할 것인지를 분명하게 정해놓고 그에 맞게 운용해야 할 것이다. 저축상품으로 정한다면 원본의 안전성과 환금성을 최우선으로 해야 함은 물론이다. 다음에는 투자상품의 위험도에 대한 인식이다. 일반적으로 주식(주식형펀드)은 위험도가 높은 상품이고 채권(채권형펀드)은 위험도가 낮은 상품이라고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에서 보듯이 채권도 지급불능사태가 발생하거나 금리가 급변할 경우에는 주식 이상으로 위험이 따르는 상품이다. 또 사고 팔려는 세력이 다양하게 존재하는 주식과는 달리 채권의 경우 시황이 어느 한 방향으로 향하는 경향이 있다. 게다가 주식은 시장에 집중되어 매매가 되지만 채권은 장외에서 상대매매를 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와 같이 유통시장이 발달되어있지 않은 상황에서는 급히 매매를 하려면 가격면에서 크게 불리해질 경우가 많다. 따라서 금리 수입을 추구하는 채권(채권형펀드)투자보다 배당수입을 추구하는 배당주(또는 배당주펀드)투자가 차라리 위험도가 낮을 수도 있다. 이상 몇가지는 아주 사소하게 여기기 쉽지만 건전한 투자문화 정착을 위해서는 꼭 개선되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