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쟁의 전개 양상에 따라 종합주가지수가 크게 출렁이고 있다. '시황이 전황에 볼모로 잡혀 있다'는 말까지 나돈다. 전쟁도 큰 부담인데 경기회복 지연, 북한핵문제 카드채 문제 등 악재는 그야말로 산너머 산이다. 그러나 시장이 침체됐을 때는 역설적으로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다. 실적호전 우량주 위주의 '종목 고르기' 전략이 바람직하다는게 증시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한국경제신문이 뽑은 증권사 베스트 애널리스트들은 '안개장세일수록 실적호전주가 최선의 투자대안'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전기전자 업종에선 LG전자와 삼성SDI가 유망종목으로 꼽히고 있다. LG전자는 휴대폰 수출증가와 디지털TV 등 가전부문 매출호조가 눈길을 끈다. 올해 들어 실적이 부쩍 호전되면서 시장의 평가가 달라지고 있다. 수익률 면에서 삼성전자보다 낫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삼성SDI의 경우 '벽걸이TV'로 통하는 PDP부문의 급격한 매출호조 등 신규사업부문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브라운관 업체라는 수식어를 조만간 떼넬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통신서비스분야는 올해 영업이익률이 18%대로 지난해(15.3%)보다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는 KT가 주목을 받고 있다. 초고속 인터넷시장에서의 지배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도 투자메리트로 꼽혔다. 철강업종에선 포항강판이 관심을 끌고 있다. 건자재 수요 증가로 성수기인 2분기를 맞아 컬러강판의 판매호조가 기대되고 있다. 또 환율이 1% 상승시마다 주당순이익이 3% 증가하는 구조로 환율상승의 수혜주로도 꼽혔다. 고려아연은 중국의 국제시장에 대한 아연 수출 감소로 국제 아연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실적이 호전될 것으로 전망됐다. 금융업종의 경우 증권에서는 대신, 보험에서는 삼성화재가 추천됐다. 현대증권 조병문 금융팀장은 "주식거래대금의 증감에 탄력적인 비용구조를 가졌다는 점에서 대신증권이 유망하고 2분기 이후 보험료인상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라는 점에선 업종대표주인 삼성화재가 돋보인다"고 말했다. 대림산업은 건설업종의 기대주로 꼽힌다. 올해 시장의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창근 굿모닝신한증권 수석연구원은 "판관비 감소 등 비용절감 효과로 회사측에서 제시하는 올해 순이익 1천7백90억원 달성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건설에 대해선 "LG그룹의 지주회사 체제 분할로 주가상승의 걸림돌이 해소됐고 4월중순 원자력발전소의 토목공사 수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밖에 제지업종에선 한국제지를 주목하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실적호전과 배당투자 메리트로 관심을 둘만한 것으로 추천됐다. 삼성증권 김기안 연구위원은 "올들어 1,2월 기준으로 영업이익률이 13.7%나 되는데다 장기적으로 배당투자로 유망하다"고 설명했다. 고배당인 전력.가스업종 내에서는 배당수익률이 높은 대한도시가스가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주당 배당금이 1천2백50원으로 배당수익률이 10%대(26일 종가기준)에 달하는 점이 매력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오토넷도 차량용 AV와 내비게이션 등의 납품으로만 올해 4백억원 규모의 신규 매출이 예상되는 종목이다. 게다가 올해 실적을 감안한 주가수익비율(PER)이 3~4배에 불과해 가격메리트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