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설훈 의원이 27일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최규선씨로부터 20만달러를 받았다고 폭로할 것을 주문한 제보자는 김현섭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었다"고 주장,파문이 일고 있다. 한나라당에 의해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설 의원은 이날 서울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김병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김 전 비서관이 당시 김희완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으로부터 들은 내용이라며 제보를 해왔으며 기자회견을 열어 이를 폭로하라고 나에게 자료까지 보내줬다"고 주장했다. 설 의원은 또 "김 전 비서관에게서 '최규선씨가 윤여준 의원과 대화한 내용을 녹음해 둔 테이프가 있으며 필요할 경우 최씨의 친척인 이모씨를 통해 확보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지만 실제로 녹음내용을 듣거나 테이프를 확보하진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회견 이후 김희완씨가 재차 기자회견을 열기로 돼 있었으나 며칠 후 김씨마저 게이트에 연루,잠적해 버려 물거품이 됐다"고 항변했다. 설 의원은 작년 4월 이 전 총재가 방미를 앞둔 2001년 12월 윤 의원을 통해 최규선씨로부터 여비 등 명목으로 20만달러를 받았고 최씨가 방미 당시 이 전 총재에게 도움을 준 대가로 한나라당 국제특보로 내정됐다는 등 허위사실을 유포,명예훼손한 혐의로 지난달 불구속 기소됐다. 이에 대해 윤여준 의원은 "설훈 의원이 본인 입으로 20만달러 수수설이 허위사실임을 밝힌 만큼 공언했던 대로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면서 "없는 사실을 만들어낸 명백한 공작정치에 대해선 준엄한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설 의원이 '20만달러 수수설'을 제보했다고 주장한 김 전 비서관은 최근 유학을 떠나 미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철·김동욱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