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가 할인점 업계 2위 탈환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롯데그룹은 롯데마트가 홈플러스에 2위를 빼앗겨 위기감이 증폭되자 최근 그룹의 '에이스'를 할인점 부문에 투입했다.


또 사실상 독립경영토록 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롯데그룹은 최근 단행된 인사에서 이철우 롯데리아 대표이사 부사장(60)을 롯데마트 사업본부장으로 발령했다.


종전 상무급이 총괄했던 사업본부의 격을 높인 것.


롯데마트 사업본부에 힘을 실어준다는 계획도 세웠다.


그동안 롯데쇼핑 기획부문에서 좌우하던 예산과 마케팅 권한을 롯데마트 사업본부에 넘겨 사실상 독립경영을 하게 한다는 얘기다.


이인원 롯데쇼핑 사장은 이와 관련,"롯데마트는 앞으로 예산 판촉 등에서 실질적 권한을 가지는 강력한 조직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롯데마트는 롯데쇼핑에 소속돼 있지만 사실상 별도 법인과 다름없는 조직으로 거듭나게 됐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호텔의 사업부인 롯데월드가 사실상 독립경영하는 모델이 롯데쇼핑과 롯데마트의 관계에도 적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마트가 공격적인 경영을 펼칠 것이란 예상은 신임 이철우 대표의 경력이나 그룹 내 위상에서도 확인된다.


이 대표는 지난 73년 삼성그룹에 입사,회장 비서실과 신세계에서 근무하다 3년 후 롯데로 옮겼다.


그는 신격호 회장이 일본에서 영입한 아키야마 에이이치 부사장 밑에서 롯데백화점 설립에 참여했고 기획담당 상무,본점장,영업본부장등 요직을 거쳤다.


롯데리아 대표 시절에는 맥도날드를 제압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


이 대표는 강진우 전 롯데쇼핑 사장이 퇴진할 때 후임 사장 자리를 놓고 현 이인원 사장과 자웅을 겨룰 만큼 실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할인점 업계는 이 대표가 롯데마트를 맡음에 따라 롯데마트에 종전과 비교할 수 없는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고 있다.


예산이나 판촉지원에 매달려야 했던 기존 시스템이 바뀔 뿐만 아니라 부사장급 사업본부장이 이끄는 롯데마트를 무시할 수 없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란 얘기도 나돈다.


그동안 할인점 사업을 지휘해온 강성득 전 사업본부장(56·총괄상무)의 경우 신세계 출신이라는 약점 때문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기 어려웠다.


예산권을 쥐고 있는 일부 임원들의 '뒷다리걸기'가 공공연히 행해졌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 대표와 강 상무의 '찰떡궁합'도 관심거리다.


강 상무는 이론에 해박하고 친화력이 뛰어나 보스 기질을 지닌 이 대표와 잘 어울린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이 대표보다 1년 늦게 삼성에 입사한 후배라는 점에서 궁합이 맞는다는 얘기도 나온다.


조직을 '이-강 체제'로 정비한 롯데마트가 과연 어떤 드라이브를 걸지 할인점 업계는 지켜보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32개 점포에서 2조3천1백억원의 매출을 올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21개점,2조4천5백억원)에 2위 자리를 내줬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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