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패션 컬렉션을 통합하기까지 산고(産苦)가 길었지요.하지만 두고 보십시오.우리 패션산업을 도약시킬 옥동자로 자랄 것입니다." 26일 개막된 제1회 서울컬렉션위크 조직위원장인 공석붕 한국패션협회 회장(72)은 '통합 디자이너 컬렉션 출범'에 대한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서울컬렉션위크는 그동안 디자이너 그룹이나 개인 디자이너별로 따로따로 열리던 각종 패션 컬렉션을 하나로 묶은 첫 무대. 공 회장은 "그동안 하나의 대표 컬렉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으나 각 그룹의 이해가 엇갈려 좀체 성사되지 못했다"며 "이번 컬렉션 통합으로 우리 패션의 경쟁력을 대외적으로 보여줄 단일창구가 마련된 셈"이라고 자평했다. 공 회장은 우리나라 패션산업과 서울컬렉션의 앞날이 밝다고 낙관했다. "세계 유수 섬유 연구기관들은 2010년께 동북아시아가 세계 섬유 소비량의 60%를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봅니다.사실상 한국 중국 일본 세 나라인 셈이지요.필연적으로 아시아 패션이 부상할 때입니다.우리 패션인들의 솜씨는 탁월합니다.환경만 제대로 갖춰진다면 분명히 패션강국으로 부상할 수 있습니다.그러려면 섬유 디자인 제조 등 패션 각 분야의 주체들이 합심해 함께 성장해야지요." 공 회장은 이번 컬렉션 통합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패션업계의 다양한 의견을 취합해 합의점을 도출해냈다. 하지만 시기만 합쳐놓고 디자이너 그룹별로 행사를 치르는 이번과 같은 형태로는 세계적 컬렉션으로 발돋움하기엔 미흡하다는 지적도 많다. 행사가 시작된 지금도 크고 작은 문제가 끊임없이 불거져 나온다. 그러나 공 회장은 "대전제에 합의한 만큼 하나씩 정리해 나가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산업자원부와 서울시가 지원한다. 패션쇼가 사치를 조장한다며 억제하던 시절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을 느낄 만하다. 그러나 공 회장은 "패션박물관이나 패션도서관 하나 없을 정도로 우리의 패션 인프라는 빈약하기 짝이 없다"며 "패션강국을 만들려면 정부가 인프라 구축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