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전한 도시 '라이프라인' ] 한국경제신문과 연세대 공대가 '스트롱 코리아' 운동의 하나로 마련한 '21세기 공학포럼'이 25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렸다. 연세공학기술혁신센터 주관으로 처음 열린 이날 '21세기 공학포럼'에서는 '안전한 도시 라이프라인'을 주제로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라이프라인(lifeline)은 상.하수도 전력 에너지 통신 교통 등 현대생활의 '생명줄' 역할을 하는 인프라를 총칭하는 것이다. 이번 포럼에는 국내 주요 공과대학 교수와 기업체 기술담당 임원, 건설교통부와 정부출연 연구소 관계자 등 1백여명이 참석했다. ----------------------------------------------------------------- [ 주제발표 - 김문겸 < 연세대 교수 > ] 대구지하철 화재로 인해 수백명이 죽거나 다친 사고는 인정하기 싫지만 우리의 현재 모습이다. 구조적인 문제점 등으로 인해 지하공간에서 일어나는 화재를 포함한 재해 등은 지상에 존재하는 시설물에 비해 대처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럼에도 지하철을 비롯한 대부분의 라이프라인 시설물을 이용하지 않을 수 없다. 지하공간에 있는 이러한 라이프라인에 대한 의존도는 거의 절대적이다. 현재 국내에는 상.하수도 에너지 운송.교통 전력.통신 등의 라이프라인이 운영되고 있으며 지금도 계속 건설되고 있다. 사용중인 라이프라인만도 총 20만㎞를 초과한다. 그러나 각각의 인프라를 운영하는 주체가 모두 달라 종합관리가 힘든 형편이다. 또 개별 라이프라인에서 안전사고가 일어나더라도 당장 발생한 사고로 인한 인명 및 재산피해에만 신경을 쓸 뿐 관련 인프라를 고려한 총체적인 복구시스템에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있다. 지난 2000년 여의도의 지하 공동구에서 일어난 화재로 일대 주민의 난방 전력 중단은 물론 통신망 파손으로 증권거래가 불가능해진 사례는 라이프라인 관리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앞으로 건설될 라이프라인에 대해선 계획 설계 시공 등 단계별로 기존 구조물과의 상호영향성과 안전성을 필수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관련 핵심기술의 개발 및 공유 △전문연구인력을 배출하는 학교 및 연구소 설립 등이 선결과제로 지적된다. 라이프라인에 대한 국내 학자들의 연구는 지난 70년대 후반부터 시작됐다. 그러나 개별 인프라에 대한 단편적인 논의만 진행됐을 뿐 라이프라인 간의 연계성을 고려한 종합적인 분석은 미약한 실정이다. [ 토론내용 ] 황해성 건설교통부 기술안전국장 =정부는 최근 64명의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안전기획단을 출범시켰다. 앞으로 안전기획단의 건의를 적극 수용해 각종 인프라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점을 진단하고 개선할 계획이다. 정부는 라이프라인의 안전을 위한 기술개발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릴 방침이다. 우선 건교부의 올 R&D 예산을 지난해의 2배로 늘리고 내년에도 또다시 올해의 2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이재준 국립방재연구소 소장 =라이프라인은 상호연계성이 높으므로 2차피해가 없도록 방재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재해 발생시 일어날 상황을 가상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대비책을 세우고 특히 지리정보시스템(GIS)을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 관리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우효섭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부원장 =개별 시설물 관련기술 수준은 높지만 라이프라인의 종합관리능력은 부족한게 현실이다. 특히 인프라의 안전을 위협하는 원인을 찾는 기술력은 아직 도입단계에 불과하다. 김상철 한국경제신문 건설부동산부장 =라이프라인의 사전.사후 관리를 전담하는 가칭 시설물안전관리청의 신설을 검토해야 한다. 고도의 기술을 갖춘 전문가들을 배치해 각종 인프라에 대해 입체적으로 안전관리를 해야 한다. 박해영 기자 strong-kor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