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기주주총회의 큰 특징은 사외이사의 질적 향상이다. 재계에서 상당한 실력을 인정받는 인물을 사외이사로 선임한 기업이 많다. 공직에 오래 몸담았던 인사들도 대거 사외이사로 영입됐다. 외국인 이사도 늘어나고 있다. 대학 교수들도 주요 영입대상으로 꼽혔다. 과거 CEO(최고경영자)가 개인적으로 추천하거나 자사 출신 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던 관행은 사라지고 있다. 기업이 스스로 투명성을 강화하려는 노력이 돋보이고 있다는 얘기다. ◆전직관료 대학교수 대거 영입 전직 고위 관료 영입이 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진념 전 경제부총리와 허남훈 전 환경부장관을 신규 선임했다. 양승택 전 정보통신부장관은 맥슨텔레콤 사외이사로 영입됐다. 삼성전자 사외이사에는 대법관 출신의 정귀호 변호사가 들어있다.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지낸 황재성 김&장법률사무소 고문도 사외이사다. 이갑현 전 외환은행장,임성락 전 국민투신사장 등도 눈에 띈다. 삼성물산은 안병우 전 국무총리실 국무조정실장을 영입했다. 삼성전기는 올해 송정호 변호사(전 법무장관)를 선임했다. 3월 출범한 LG지주회사는 김진현 전 과기부 장관을 영입했다.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은 LG생활건강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LG생활건강은 김용문 전 보건복지부 차관을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한국타이어 사외이사인 민해영 전 기술신용보증기금 이사장과 황원오 전 조폐공사 사장은 모두 재경부 출신이다. KTB네트워크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이상철 전 정보통신부 장관과 유희열 전 과학기술부 차관을 사외이사 후보로 결정,오는 28일 정기주총에서 선임할 예정이다. 대학교수 중에선 경영학 전공이 사외이사로 많이 진출했다. LG산전의 경우 서울대 전기공학부에 재직 중인 권욱현,박종근 교수를 재선임했다. 구자윤 한양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를 새로 영입했다. LG전선도 2명의 사외이사가 모두 교수다. 연세대 경영학과 정구현 교수를 새로 선임했고 한양대 구자윤 교수는 재선임했다. LG상사에서는 김태홍 동국대 경영대학원장이 사외이사로 일하게 됐다. 대한항공의 경우 5명 가운데 3명이 교수다. 유재천(한림대 언론정보학과) 박오수(서울대 경영대학장) 김재일(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등이다. ◆늘어나는 외국인 이사 삼성전자는 바이엘리쉐 란데스방크의 프란츠 히를링거 도쿄사무소장과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재팬의 아와사키 회장을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현대자동차는 미쓰비시의 미야모토 마사오 이사를,세방전지는 일본인 변호사인 나카가와 야쓰오씨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신세계는 HSBC의 알라스다르 고든니글 이사를,태경산업은 가타야마 세이치 일본화아마테크 대표를 영입했다. 삼성물산은 미국 조지워싱턴대와 미국 남가주대 교수인 박윤식씨와 박충환씨를,포스코는 미국 미시간대 석좌교수인 김응한씨를 사외이사로 각각 선임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신규선임한 사외이사 2명을 모두 외국인으로 채웠다. 소프트뱅크차이나 천시 쉐이 사장과 알렉스 뷰 DARSAR 사장을 영입했다. 한편 코스닥시장에는 30대 젊은층이 눈에 띄었다. 능률영어사 사외이사로 선임된 박항기 메타브랜딩대표와 현수진 번영테크대표는 34세이다. 동일고무 김도근 회장(86)은 부산도시가스 사외이사로,일본도요알미늄 구로세 야쓰오 고문(84)은 삼아알미늄 사외이사로 각각 선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