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쟁] 실리콘밸리, 전쟁특수 '희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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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소재 물자추적관리시스템 개발업체인 사비 테크놀로지는 지난해 말부터 공장을 3교대로 가동하고 있다.
물자추적시스템에 대한 주문이 갑자기 밀려들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지난 2월 미 국방부와 9천만달러어치의 공급계약을 맺었다.
플랜트로닉스도 얼마 전 미 육군 관계자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5백개의 무전기용 특수 헤드셋을 4주 만에 만들어줄 수 있겠느냐는 전화였다.
보통 16주가 걸리는 일이지만 이 회사는 수락했다.
전직원을 투입해 48시간 만에 시제품을 만들고 몇주 만에 제품을 인도했다.
3년에 걸친 장기 침체로 고전하고 있는 실리콘밸리가 국방부의 구매 주문이 이어지면서 활력을 되찾고 있다.
이라크전쟁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것이다.
그 대상도 미사일과 위성, 전자 및 통신, 전투차량에서부터 의료 관련 장비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지는 24일(현지시간) 국방부가 지난해 실리콘밸리 소재 9백4개 기업에 약 40억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또 에너지부가 23억달러 상당의 물품을 구매했고, 액수가 집계되지 않은 국토안보부의 지출까지 포함하면 총 70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 정부의 연간 정보기술 관련 예산은 약 6백억달러.메릴린치는 이 예산이 올해 8%,내년엔 12% 급증하면서 상당 규모가 실리콘밸리로 흘러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때문에 실리콘그래픽스의 경우 정부 및 군 관련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22~24%선에서 35%선으로 높아졌다.
현재 실리콘밸리에서는 군수분야가 유일한 돈줄이다.
실리콘밸리 역사에서 군수 산업은 큰 비중을 차지했다.
금광 열풍이 채 가시기 전인 1853년 해군 기지가 들어서면서 조선산업이 발달했으며 2차대전 때 조선업은 고용 규모가 24만명에 이를 정도로 번창했다.
실리콘밸리=정건수 특파원 ks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