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이라크전의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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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의 하늘이 불타고 대지는 흔들리고 있다.
미.영 등 연합군이 이라크 공격을 시작했지만 이번 전쟁에서 영향을 받는 사람은 이라크인 뿐만은 아니다.
전세계 경제가 글로벌화하고 있는 자금 누가 이번 전쟁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는가.
그렇다면 어떤 영향을 받을까.
이 문제에 대한 정답은 누구도 모른다.
한가지 극단적인 비관론은 이라크 전쟁이 제3차 세계대전을 유발,세계가 되돌이킬 수 없는 심연에 빠질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예측은 가능성이 크게 떨어진다.
세계대전이 발발할 경제 및 정치적 토대는 이미 사라져 버렸다.
또 다른 우려는 전쟁으로 석유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석유 등 원자재 가격의 상승은 물가를 높이고 이에따라 이미 기력이 빠진 세계경제가 불황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표준적 경제학 이론을 들이대면 이같은 관점은 설 자리가 없어진다.
우선 "이성 예기(理性豫期.합리적 기대)"이론에 따르면 유가는 전쟁 발발 전에 전쟁의 영향요소를 이미 반영한다.
전쟁 발발전에 유가가 치솟기 때문이다.
전쟁발발 후엔 불확실성이 제거되고 석유가격이 오히려 떨어지기도 한다.
설령 석유가격이 오른다고 해도 세계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기는 힘들다.
70년대 두 차례의 석유위기를 겪으면서 서방국가들은 석유에 대한 의존도를 크게 낮췄다.
세계 각국의 경제성장은 원자재 보다는 다른 경제요소에 더 많이 의존하게 됐다.
단기적으로 이라크 전쟁이 세계경제에 주는 영향은 아주 작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하지만 넓은 역사적 배경에서 이라크전의 장기영향을 분석하면 전혀 다른 결론에 이르게 된다.
우선 연합군이 유엔으로부터 권력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이라크 전쟁을 일으킨 것은 공개적이고 폭력적으로 국제법을 짓밟은 것이다.
이런 관례가 시작되면 독(毒)이 끝이 없이 흘러가게된다.
국제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국제법의 질서를 지키지 않고 강권정치와 패권주의를 실행하게 되면 국가간 평등한 관계의 설정이 어렵게 된다.
테러리즘을 더욱 더 창궐하게 할 가능성도 있다.
테러리즘은 9.11사태 이후 전세계 각지에서 활발히 움직이면서 세계경제 발전의 독이 됐다.
글로벌시대에는 더욱 그렇다.
글로벌화는 전세계의 경제성장을 촉진한다.
그러나 글로벌화의 이익을 모든 국가가 평균적으로 나눠 가질 수는 없다.
일부 개발도상국은 이런 흐름에 적응하지 못하고 국내산업이 외국제품의 대거 침입으로 인해 파괴되는 불운을 겪기도 한다.
심각한 문제는 강대한 경제의 힘을 배경으로 서양문화가 전면적으로 침투하는 것이다.
한 국가의 민족문화가 심각한 위기에 처할 수 있는 것이다.
글로벌화에 적응하지 못한 국가와 민족들이 이런 상황에 대해 완강한 저항을 할 수 있고 테러리즘 활동을 벌일 수 있다.
새뮤얼 헌팅턴이 '문명의 충돌'에서 예견하듯 전세계 문명의 충돌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라크전쟁은 이와함께 국가간 깊은 분열을 일으켰다.
전쟁 지지와 반대의 목소리가 똑같이 강렬하다.
의식 형태의 분리는 경제질서의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
국가 간의 불신이 커지면 수십 년 동안 어렵게 세웠던 국제 경제질서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동일한 가치관과 정치 경제 체제를 모든 나라와 민족에 요구하면 세계를 고통과 재난으로 가득 채우는 결과를 낳게된다.
정리=오광진 베이징 특파원 kj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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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글은 중국 인민대학 재정금융학원의 레이청야오(類承曜) 박사가 중국 최대 인터넷포탈사이트인 신랑왕에 기고한 "이라크전쟁의 경제학 분석"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