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이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 파이낸셜타임스(FT) LA타임스 등 주요 해외언론들이 23일 일제히 보도했다. FT는 이날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보좌관인 모리스 스트롱과의 인터뷰 기사를 게재, "북한과 미국이 대화를 시작하지 않으면 북한의 핵 개발을 둘러싼 위기가 전쟁으로 번질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북한을 방문하고 베이징으로 돌아온 스트롱은 "북한과 미국이 외교 테이블에서 이견을 해결할 방법을 찾지 못하면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현재 이라크전을 깊은 우려감을 가지고 지켜 보고 있다"며 "미국의 차기 군사목표가 북한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AWSJ는 "미국이 이라크전에 집중하고 있는 동안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실험 재개나 핵연료 재처리시설을 가동해 플루토늄 추출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 "DMZ내 양국 군 관계자들은 이라크 전쟁이 본격화되면서 한반도 긴장도 함께 고조될 가능성이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LA타임스도 "한반도에서는 미국의 사담 후세인 축출이 별다른 희생 없이 신속하게 이뤄질 경우 미국 정부내 대북 강경파를 고무시킬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서울발로 보도했다. 권순철 기자 i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