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국가의 정부들과 기업들은 이라크 전쟁후 최소한 미화수백억 달러에 이르는 복구 사업이 시작될 때 소외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라크전 첫 총성이 울리기도 전에 미국은 미 국제개발처(USAID)의 후원 아래 미화 9억 달러에 이르는, 이라크 재건 사업 입찰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이 입찰은 전후 이라크의 병원, 도로, 학교, 공항, 해운 등의 개보수와 운영을 위한 것이다.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미국의 재벌 기업들인 '루이스 버거 그룹'과 '켈로그 브라운 앤 루트'가 입찰에 나서도록 요구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보도했다. 딕 체니 부통령은 2000년까지 5년간 '켈로그 브라운 앤 루트'의 최고경영자였으며 이임시의 계약 조건에 따라 현재도 임금을 받고 있다. 다른 2개의 미국 기업도 USAID에 입찰서를 제출했다고 확인했다. 미국은 또 전후 이라크에서의 인도적 지원과 이라크의 행정 및 도시 기관들 재건을 조율하기 위해 국방부내에 특별 부서도 설치했다. 복구 사업에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들지에 대한 추산들은 다르지만 대체로 최소한 수백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쟁과 12년간의 유엔 제재에 따라 이라크는 '죽은 지역'으로 변하고 있다고 '프랑스-이라크 경제협력협회' 회장 크리스텡 발레리는 말했다. 그는 "이라크의 사회 간접자본은 전부 낡았으며, 철로는 12년간 가동하지 않았고, 정유 시설들은 쓸모가 없다"고 말하고 이처럼 "불구상태가 된 인프라 이외에 교육과 훈련 부족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런던과 워싱턴의 전문가들은 이라크 재건 비용이 미화 250억 달러에서 1천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전후 이라크의 새 지도자들중 한명으로 부각되고 있는, 망명한 이라크 반체제인사 아난 파차치는 전후 복구 첫 해에만 800억 달러가 소요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그는 일본, 독일, 미국같은 선진국과 아랍 국가들을 포함한 여러 나라들이 외국자본을 대거 투입해줄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이같은 엄청난 비용을 이라크전을 줄기차게 반대해온 국가들이 받아들일지 분명하지가 않다. 요란 페르손 스웨덴 총리는 미국과 영국이 이라크를 일방적으로 침략했으므로 이 두나라가 이라크 재건 비용 전부를 부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국제법을 위반해 작전을 단행했으므로 비용을 다른 국가로 떠넘길 수 없다"고 말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도 유럽정상회의에 참석해 기자들에게 전후 이라크내에서의 행정권들을 미국과 영국에 주는, 미 관리들이 준비중인 새 유엔 결의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미국측과 또 다시 대결 양상을 보였다. 프랑스의 전력장비회사 '시크맥스'의 고위 경영자 클로드 발루이는 미국과 영국계가 아닌 기업들이 이라크 재건때 기대할 있는 최선의 것들은 "이따끔씩 떨어지는 빵껍질"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내에서 유럽 방식에 따라 가동되고 있는 저부가 가치 사업에서나 참여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크맥스는 이라크의 송전선망이 지난 20년간 프랑스 기준에 따라 설계되고 유지돼왔기때문에 전력 계약에서는 다소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그는 "이라크가 모든 송전선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기때문에 프랑스 회사들을 배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돈벌이가 되는 석유 부문에서는 영국과 미국 기업들이 큰 몫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 AFP=연합뉴스)유 sm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