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神水)라 불리는 히말라야의 물이 흘러 내려오고 갠지스강의 원류인 바그마티강이 수도인 카투만두 도심을 가로지르는 네팔.네팔인들에게 물은 생명과 구원을 의미한다. 그러나 연간 5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밀려오고 인구의 도시집중이 가속화되면서 네팔인들은 물 부족과 오염에 시달리고 있다. SBS가 오는 21일 세계 물의 날을 맞아 방송하는 특집 다큐멘터리 "히말라야,신의 물이 죽어간다"(오후 5시20분)는 네팔의 물 환경 실태를 통해 인류에게 곧 닥쳐올 물 부족 위기를 경고하는 프로그램이다. 인구보다도 많은 3억3천만의 힌두 신이 산다는 네팔.이들 신들을 숭배하기 위해 갠지스강 상류인 바그마티강에서는 시바 신 축제를 비롯,거의 매일 신의 축제가 열린다. 축제를 즐기기 위해 모인 내외국인들이 버린 쓰레기는 분리수거나 소각처리도 되지 않은 채 강가에 쌓이고 있다. 강 인근 파슈파티나트 사원에서는 노천 화장 의식인 "나하 서스칼"이 이뤄지고 화장터에서 나오는 재는 강물 위에 뿌려진다. 카투만두 시내를 가로지르는 또 하나의 지천인 비쉬노마티 강가는 하수 처리 없이 유입되는 생활 오폐수와 산업 폐수로 썩어가고 있다. 물의 오염은 강 하류,네팔의 남부 지역으로 갈수록 더 심각하다. 이곳 주민들은 마실 물을 확보하기 위해 지하수를 끌어 올려 공동 우물로 사용하고 있는데 그 지하수 속에는 알스닉(비소)이 함유돼 있다. 이 물을 먹고 비소에 중독되면 손발이 썩고,결국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 문제는 네팔 정부가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않는다는 데 있다. 환경 정책과 인식 부재라는 저개발 국가 환경 실태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는 것.그나마 비정부기구(NGO)들이 학교에서 환경의 중요성에 대해 강의도 하고 수질 테스트 및 강가 청소 등을 하고 있지만 정부의 정책과 국민들의 의식전환 없이는 역부족이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