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이라크 전쟁을 앞두고 일본이 미국을 전격 지지하고 나선 것은 북한에 대한 두려움 때문으로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8일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이라크에 대한 최후 통첩 직후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유엔의 2차 결의가 없어도 미국의 군사행동을 지지한다고 발표했다"며 "이는 최근 불거진 북한의 위협적 행동이 부각되면서 예견됐던 결과였다"고 분석했다. 지난 수개월간 헌법에 명시된 전쟁반대 원칙 때문에 일본이 고민하는 듯 보였지만 북핵 위기로 오히려 신속하게 미국에 대한 지지를 선언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지난 91년 걸프전 당시 재건 및 구호사업에 1백10억달러를 지원하고도 파병하지 않은 데 대한 국제적 비난을 받은 경험도 이런 결정을 내리는 데 일조했을 것이라고 월지는 지적했다. 월지는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일본인의 80% 가량은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그러나 분석가들은 미국에 수동적으로 의존하는 일본의 외교정책 때문에 일본 여론은 곧 바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집권 자민당의 아오키 미키오 참의원은 "우리가 미국과의 관계를 이야기할 때는 북한 미사일의 사거리 안에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