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의 공기업 인사에선 내부 승진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또 정치권 인사의 공기업 진출이 제한되고 인사청탁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불이익을 줄 것으로 알려졌다. 정찬용 청와대 인사보좌관은 14일 공기업 인사와 관련,"우리 사회에선 내부의 승진이 중요하다"면서 "열심히 일한 사람이 실력을 발휘해야지,매번 위에서 내려오면 (해당 기관이)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업무 추진 능력과 개혁성을 갖춘 사람이 기관에 있을 경우 내부에서 발탁하겠다는 얘기다. 그러나 정 보좌관은 "문제가 있다면 교체해야 한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더욱이 포스코 유상부 전 회장의 전격 퇴임은 이런 정 보좌관의 '공기업 인사지침'과 맞물려 공기업 기관장의 '물갈이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당초 임기제 기관장에 대해 "임기를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 전 회장의 퇴임을 계기로 한전 가스공사 등 공기업들과 정부 지분보유 금융회사들도 그 영향권에 들어갔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정 보좌관은 정치권의 낙하산 인사에 대해서도 분명한 선을 그었다. 그는 '민주당 인사를 공기업에 얼마나 보낼 것인가'라는 질문에 "(민주당 등에서) 전화도 오고,편지도 오고,추천도 온다"며 "그러나 '배려인사'를 하면 인사는 누더기가 된다"고 지적했다. 정 보좌관은 각 부처 1급 자리에 대한 인사방향도 언급했다. 그는 "각 장관·청장에게 자율성과 권한을 최대한 주겠다"며 "장관·청장이 중앙인사위로 인사자료를 넘겨주면 큰 문제가 있는지 여부는 (인사보좌관이) 검증할 것이며,인사·조직에 자율성을 주는 대신 그에 대한 책임도 장관이 져야 한다"고 밝혔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