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12일 영국은 유엔 안전보상이사회의 무력사용 승인 없이도 미국이 주도하는 이라크 전쟁에 참여할 것임을 시사했다고 영국 언론들이 13일 일제히 보도했다. 블레어 총리의 이 같은 입장 확인은 노동당 내부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미국을 지지한다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음을 거듭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일간 가디언은 분석했다. 블레어 총리는 12일 하원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면서 지난해 11월 통과된 유엔 결의 1441호가 이미 전쟁을 벌일 수 있는 충분한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면서 "국제사회의 결속을 위해 새로운 결의안 채택을 계속 추진하겠지만 뒤로 되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레어 총리가 공개리에 유엔 승인 없는 이라크 전쟁의 정당성을 강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디언은 블레어 총리의 이런 발언은 일부 각료들이 사임하는 등 노동당 내부반발로 정치적 위기가 초래된다고 해도 이를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최종 결정이 내려졌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도 유엔의 새로운 결의 확보를 영국이 포기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고 일간 더 타임스가 보도했다. 이 신문은 영국과 미국 및 스페인이 상정한 제2차 이라크 결의안에 대한 안보리 표결 일정을 밝혀 달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스트로 장관이 답변을 거부함으로써 영국과 미국이 안보리 표결 자체를 포기할 가능성이 있음을 내비쳤다고 전했다. (런던=연합뉴스) 이창섭특파원 l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