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SK 후폭풍'] SK 외화 외상매입금 '0원처리' 이해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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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글로벌이 1조5천억원대의 분식회계를 하면서 은행의 채무잔액증명서를 위조한 이유와 과정에 대해 의문이 일고 있다.
검찰측 발표에 따르면 SK글로벌은 2001 회계연도 결산 때 외화 외상매입금(유전스)을 '0원'으로 처리하고 그 증빙자료로 채무잔액증명서를 위조했다는 것.
그러나 대다수 은행원들은 이 발표를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우선 SK글로벌이 분식회계를 하려고 마음 먹었다면 재고자산이나 해외자산을 부풀리는 등 보다 찾아내기 어려운 수단을 얼마든지 동원할 수 있었을텐데 굳이 쉽게 적발될 수 있는 은행대출금을 누락시켰다는게 이해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은행 관계자는 "기업과의 금융거래에서 하루 5억원 이상의 변동이 있을 경우 은행연합회 전산망에 등재시키고 있다"며 "대출금 누락은 분식회계 방법으로는 너무 초보적인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또 SK글로벌이 채무잔액증명서를 위조한 과정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채무잔액증명서는 회계법인이 은행에 요구하는 것이어서 피감법인이 끼어들 여지가 많지 않다는 것.
특히 은행연합회와 공인회계사는 업무협약을 통해 회계사와 은행이 우편을 통해 잔액증명서를 주고받을 수 있게 하고 있기 때문에 정상적인 업무처리 절차였다면 위조가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