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의 분식회계 사태가 반등을 모색하던 은행주에 치명타를 날렸다.


12일 증시에서 SK그룹의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은 물론 신한지주까지 한 때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SK글로벌에 대한 여신이 많고 적음을 떠나 은행주 전반에 급락세가 번지는 모습이다.


◆엎친데 덮친격


그렇지 않아도 은행들은 카드부문 등 급증하고 있는 가계대출 연체로 골머리를 앓아 왔다.


주가도 가계부문 부실에 대한 우려로 작년 9월 이후 줄곧 내림세였다.


전문가들은 가계연체가 감소세로 돌아서는 때를 은행주의 반등시점으로 예상해 왔다.


한화증권 임일성 연구원은 "기업여신의 건전성이라는 기본 가정이 무너졌다"며 "은행주의 바닥국면이 6개월 정도 연장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문제는 기업여신의 부실 확산으로 은행들이 대출회수 등에 나설 경우 일반 가계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전반적인 경기침체의 골을 더 깊게 만들 가능성이다.


"이날 채권 외환 등 자본시장 전체가 휘청인 것은 '대우사태'의 학습효과로 침체의 악순환을 경계하고 있다는 뜻"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우려다.


◆하나은행 비상


상장 은행별 SK글로벌에 대한 여신규모는 국민은행이 총 2천8백40억원,신한지주 3천6백96억원,우리금융 3천3백85억원,한미은행 1천7백45억원 등이다.


하나은행은 집계가 끝나지 않은 해외여신은 제외하고 국내여신만 5천1백억원을 제공하고 있어 가장 많다.


은행들은 SK글로벌에 대한 여신을 '정상'으로 분류,0.5%의 대손충당금만 쌓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고정'이나 '회수의문'으로 재분류해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한다.


금융감독규정은 고정일 경우 20%,회수의문일 때 50%를 충당금으로 쌓도록 하고 있다.


동원증권 배현기 금융산업팀장은 "상장은행 전체로 최소 1천6백억원에서 최대 9천5백억원의 추가 충당금 부담이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장 큰 피해자는 역시 하나은행이다.


EPS(주당순이익)가 최대 34% 줄어들 수 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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