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이 1조5천억원대 분식회계 혐의가 적발된 SK글로벌의 정상화를 위해 SK글로벌을 포함한 계열사 주식 등 사재를 출연한다. 또 워커힐 주식을 과대 평가한 뒤 SK㈜ 주식과 바꿨던 주식맞교환 행위도 무효화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SK는 구조조정본부 기능을 대폭 축소하고 조만간 지주회사 체제로 지배구조를 바꾸는 등 경영투명성을 높이기로 했다. SK그룹은 11일 손길승 회장 명의로 '검찰기소에 대한 SK그룹의 입장'이란 성명을 발표하고 "최 회장이 SK글로벌 정상화를 위해 주식 사재출연을 포함한 모든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맞교환했던 워커힐 주식 3백25만5천5백98주를 돌려받고 SK㈜ 주식 6백46만3천9백11주를 SK C&C에 내주기로 했다. 이에 앞서 서울지검 형사9부(이인규 부장검사)는 이날 SK글로벌의 분식회계규모를 1조5천5백87억원으로 확정 발표하고 이에 가담한 최태원 SK㈜ 회장과 김창근 SK그룹 구조조정본부장 등 2명을 구속 기소했다. 또 JP모건과의 이면 계약을 통해 SK글로벌에 손실을 끼친 혐의 등으로 손길승 SK그룹 회장과 김승정 SK글로벌 대표이사 부회장 등 관계자 8명을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은 SK글로벌이 지금까지 대출금을 연체하지 않았던 점을 중시, 금융감독원에 회계감리를 의뢰해 분식회계를 통해 대출을 받은 것이 사기대출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SK글로벌이 상호출자제한 규정을 피하기 위해 SK(주) 주식 1천만주를 해외에 위장예치한 사실을 적발,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을 의뢰했다. 검찰은 SK글로벌이 외형성장에 따른 부실과 해외투자실패 등을 감추기 위해 20여년전부터 회계장부를 분식해 왔으며 지난 95년부터는 그룹 차원에서 분식 규모 등을 관리해 왔다고 밝혔다. 한편 채권단은 지난 10일 저녁 긴급회의를 갖고 SK글로벌을 공동관리키로 했다. 정태웅.오상헌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