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달 24일에 이어 10일에도 동해상에서 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했다. 이번 재발사는 예고됐던 것이어서 1차 발사 때보다는 충격이 덜한게 사실이다. 그러나 핵무기 개발 문제로 북.미간 대치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이뤄져 파장이 커지고 있다. ◆ 미사일 발사 =군 당국이 대북 정보 수집 경로를 통해 파악한 바에 따르면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지난번과 같은 유형의 지대함 순항(크루즈) 미사일. 사거리는 1백10㎞ 정도인 것으로 추정됐다. 산케이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지난번과 같은 실크웜(HY.하이얀 2) 미사일 개량형인 'HY 4'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국방부는 "신형 미사일 성능 시험이 아니라 기존 미사일의 성능 개량을 시험하기 위한 것"이라고 추정했다. ◆ 발사 의도 =북한은 이번에도 1차 때와 마찬가지로 동해상에 조업금지구역을 설정하는 등 주변국이 발사 사실을 알도록 행동했다. 일본 언론들은 '북한이 이번에도 미사일 발사 계획을 일본 정부에 통보했다'고 보도했으나 일본 정부는 이를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북한이 이미 노출된 미사일 발사 계획을 강행한 배경에는 무력시위 의도가 깔렸다는 분석이다. 더구나 북한은 이달중 시작되는 한.미 양국의 독수리연습(Foal Eagle)과 전시증원연습(RSOI)을 염두에 두고 나름대로 무력시위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지적도 있다. 북한은 미국이 최근 이라크 전쟁 등에 대비해 24대의 B-1 전폭기 등을 괌에 배치하는 등 한반도 주변 전력을 증강한 조치를 강도 높게 비난하면서 '강경에는 초강경으로 대응하겠다'고 주장해 왔다. 군사 전문가들은 미국의 대화 거부로 점점 초조해지는 쪽은 북한이라는 점에서 무력시위가 계속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