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검찰총장으로 내정된 송광수 대구고검장(53.사시 13회)은 '소신파'로 통한다. 뚜렷한 주관과 두둑한 배짱을 지녔으며 선후배를 가리지 않고 직언을 서슴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총장 물망에 올랐을 때부터 검찰내에서 별다른 이견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신망이 두텁다. 이같은 성품으로 '파격적 인사지침'으로 빚어진 검찰내부의 동요를 수습할 총수감으로 검찰 안팎에서 꼽혀 왔다. 이번 인사에서도 그의 성품이 충분히 배려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향후 '검찰개혁' 과정에서 새 정부와 검찰 사이에서 교감을 이끌어낼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업무처리가 치밀하고 추진력도 강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학연 지연을 따지지 않고 업무능력 위주로 부하를 평가해 후배들에겐 무서운 선배로 통한다. 어눌한 듯해 보이지만 좌중을 이끌 정도로 화술도 좋다. 송 내정자는 서초동 검찰청사 건립 당시 건설본부장을 맡았고 법무부 검찰1,2,3과장을 두루 거치며 많은 아이디어를 쏟아내 기획통으로도 불렸다. 지난해 검찰인사 때엔 실무책임자인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재직하면서 인사 쇄신책을 마련해 인사적체를 해소했다. 당시 재경지청장과 차장의 기수차를 종전 2기차에서 1기차로 줄이는 일종의 서열파괴 인사를 단행하기도 했다. 이같은 인사 경험을 토대로 송 내정자는 개혁성이 강한 강금실 법무장관과 보조를 맞추며 인사제도 등 검찰개혁 과제를 무리없이 처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서울지검 형사3부장 시절엔 교육계에 큰 파문을 일으킨 경원대 상지대 입시부정사건을 지휘해 대학총장과 전직 국회의원, 학부모 등 20명을 사법처리하기도 했다. 바둑 아마 6단의 실력으로 신중하고 묵묵히 자기 길을 걷는 정수(正手)를 선호한다. 경남 마산에서 태어나 서울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검찰 입문 후엔 충무지청장, 서울지검 2차장, 법무부 법무실장, 대구지검장, 법무부 검찰국장 등을 거쳤다. 부인 강영옥씨와 1남1녀.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