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시뮤지컬컴퍼니가 오랜만에 소극장 뮤지컬을선보인다. 28일-4월 27일 한달간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하는 「더 라스트파이브 이어즈」(The Last Five Years). 미국 브로드웨이산(産) 최근작으로 출연자가 단 둘이다. 「오페라의 유령」에서'크리스틴'으로 스타덤에 오른 이혜경과 극단 신시 단원인 성기윤이 캐스팅됐다. 둘이 무대에서 호흡을 맞추기는 처음. 특히 성기윤에게는 본격적인 주역 데뷔 무대다. 이씨는 가창력과 연기력을 인정받는 스타급 배우. 성씨 역시 극단 신시의 차세대 배우군인 이건명 황현정 등과 함께 꾸준히 무대에 올라 연기와 춤 솜씨를 인정받아왔다. 영화배우 유오성을 닮았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둘은 사랑하다 헤어진 뒤 함께 보낸 5년간을 회고하는 뮤지컬 여배우 캐시와 젊은 유대계 소설가 제이미를 맡는다. 사랑에서 이별로 이어지는, 어찌보면 뻔한 얘긴데 구성이 독특하다. 남자와 여자의 시간이 서로 반대로 진행되는 것. 즉 제이미는 캐시를 처음 만나서 헤어질 때까지의 일을 이야기하고 캐시는 제이미와 헤어진 순간부터 시작해 처음 만났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극중 제이미와 캐시가 '같은 시간'에 존재하는 장면은 프로포즈를 하고 결혼하는 대목 뿐이다. 그럼에도 자연스럽게 극이 연결되는 게 매력. 이 특이한 구성 속에 소설가로 성공가도를 달리는 제이미와 배우로서 점점 좌절에 빠지는 캐시가 문화적 차이와 서로 다른 꿈으로 인해 멀어져가는 과정이 섬세하게 그려진다. 특히 낭만적인 사랑 얘기가 아니라 현실적이고 솔직한 인물묘사로 사랑의 다양한 측면을 담고 있어 젊은 관객 뿐 아니라 중장년층도 불러모을 것으로 극단은 기대하고 있다. 공연은 또 '오페레타 뮤지컬'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대사가 거의 없이 노래만으로 진행된다. 바이올린 첼로 어쿠스틱기타 피아노 등으로 편성된 밴드가 재즈풍의서정적인 음악을 반주한다. 원작은 뉴욕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지난해 3월부터 4-5개월간 공연됐는데, 뉴욕타임스는 "위험스럽고 주체할 수 없는 현기증으로 맥박이 뛰는" 작품이라고 평했다.드라마 데스크상 작사.작곡상도 탔다. 극본과 음악은 「퍼레이드」(98년)로 토니상을 받은 제이슨 로버트 브라운이 썼고 「오페라의 유령」 원연출자인 해럴드 프린스의 딸 데이지 프린스가 연출했었다.작가가 자전적 체험에 바탕해 만들었고 이 때문에 이혼한 전부인에게 제소당하기도했다고 한다. 국내 연출과 개사는 중견 연출가 한진섭이 맡았다. 공연시간 화.토.일요일 오후 4시 30분.7시 30분, 수-금요일 오후 7시 30분. 3만-4만원. ☎ 577-1987, 1588-7890.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