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특검 담판' 나선다...법안수정 요청위해 여야대표 회동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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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대북송금을 둘러싸고 빚어진 정국경색을 타개하기 위해 조만간 여야 대표 또는 당3역 등 여야 중진과의 회동을 추진,특검정국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노 대통령은 3일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특검법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대통령이 여야 중진들과 만나 의견을 듣는 게 바람직할 것 같다"는 유인태 정무수석의 보고를 받고 "긍정적으로 수용했다"고 청와대 송경희 대변인이 전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대화는 환영하지만 특검제 논의를 전제로 한 회동은 거부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회동이 이뤄지더라도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여권=민주당 정대철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이 여야 중진들을 만나 정국을 풀어가도록 건의했다"면서 "이견이 없었다"고 회의결과를 밝혔다.
정 대표는 "멀지 않아 여야를 함께 만날수도 있으나 우선 야당부터 만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금명간 노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회동이 이뤄질 것으로 안다"고 말해 물밑조율을 벌이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청와대측은 이날 정무수석 등을 채널로 한나라당측과 비공식 접촉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노 대통령이 대야 직접설득에 나선 것은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아래 특검을 수용하되 국익차원에서 조사 범위와 대상을 축소하는 정치적 타협을 이뤄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여권은 '특검에 수사권은 주되 기소권은 부여치 않고 수사결과를 국회에 보고하면 국회에서 기소여부를 결정한다'는 내용의 절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특검제와 관련한 논쟁은 특검법의 국회 통과로 이미 끝난 문제"라며 "특검제를 전제로 하지 않고 모든 현안을 전반적으로 다룰 회동은 언제든지 가능하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박희태 대표대행은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거부권 행사를 민의를 존중한다는 대통령이 행사할리 있겠느냐"고 반문한 뒤 "실익이 없는 정쟁보다는 경제문제를 우선적으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일 총장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당력을 결집해 국민과 전면전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박 대변인은 "일단은 현 특검법에 따라 특검을 실시하되 특검 대상과 기간은 추후 협상할 여지가 있다는 당내 기류도 있다"고 말해 특검법안에 대한 향후 협상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이재창·김동욱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