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의 수도, 앙카라보다 우리에게 더 잘 알려진 이스탄불은 단순히 한 나라의 도시로 소개하기엔 부족한 느낌이 드는 곳이다. 동양과 서양, 중세와 근대가 공존하는 곳이고 또 동시에 과거와 현재가 섞인 묘한 모습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로마의 비잔틴, 오스만제국 등 거대한 세 제국의 수도였던 적도 있어서 풍부한 볼거리와 이야기를 제공하고 있다. 교역의 중심지답게 이스탄불엔 유적과 유물이 즐비하다. 짧은 기간에 이 도시를 완전히 섭렵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이므로 구역을 나눠 관광을 시작할 필요가 있다. 이스탄불은 보스포러스 해협을 경계로 서쪽의 유럽지역, 동쪽의 아시아지역으로 나뉜다. 다시 유럽지역이 강(골든 홀)을 중심으로 신시가와 구시가로 나뉜다. 신시가는 북쪽이고 구시가는 남쪽이다. 지리적으로는 강으로 나뉘지만 실제로 구시가엔 오래된 유적지들이 밀집되어 있고 그래서 관광객들과 그들을 위한 호텔과 상가들이 즐비하다. 신시가는 위로 갈수록 주택가가 형성되어 있는데 은행이나 항공사 등이 많다. 이런 기초지식을 토대로 동선을 절약하기 위한 모델코스는 4가지 정도로 압축된다. 구시가, 신시가, 보스포러스해협 주변, 아시아지구가 그곳이다. 그중 관광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장소로는 단연 구시가를 꼽을 수 있다. 비잔틴 시대에 건축된 길이 16킬로미터의 성벽이 둘러쳐진 구시가 지역은 전체적으로 생명력이 넘치는 공간이다. 첫 번째 방문지로 삼은 토프카프 궁전은 보스포러스 해협을 한눈에 내려다보는 곳에 있는데 술탄과 그의 여인들이 살았던 곳이다. 말로만 듣던 할렘도 구경할 수 있다. 오스만 일족의 궁전이었기 때문에 둘러보면 온갖 보물로 치장된 하나의 거대한 보석함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무게가 3,260그램이나 하는 세계 최대의 에메랄드도 여기서 볼 수 있다. 궁 내부에는 속국에서 술탄에게 바친 갖가지 보물들이 전시된 박물관이 만들어져 있다. 한때는 궁전 내부에만도 4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살았을 정도로 규모가 크고, 4개의 정원과 모스크, 할렘, 내실 등으로 전부 70만 제곱미터의 공간에 펼쳐져 있다. 그러나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역시 할렘이다. 여인들이 살았던 곳이니 만큼 화려하고 또 정갈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이방인이면 으레 기대하는 밀실같은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고 다만 인테리어 장식이 여성적이어서 시선을 끌 뿐이다. 이 궁전 바로 옆에는 아야 소피아가 있다. 비잔틴 시대의 관광명소라 할 수 있는데 제국 최초의 건물이고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이다. 직경이 32미터이고 높이가 55미터인 돔을 받치고 있는 모습으로 세계에서 4번째로 큰 교회이기도 하다. 325년 코스탄티누스 황제의 명에 의해 그리스 정교의 총본산으로서의 역할을 하도록 건설되었다고 한다. 한가지 재미있는 일화는 537년 이 건물이 완성 된 후 로마의 유스티아누스 황제가 솔로몬왕에 비교해서 '내가 드디어 그대를 능가했노라'라고 외쳤다고 한다. 이렇게 오래되고 고색창연한 건물과 유적들을 돌아보다 보면 그런 이야기들을 확인하고 다시 음미할 수 있어서 흥미롭다. 앞서 두 군데 건물과 더불어 이스탄불을 신비로운 도시로 기억하게 해주는 건축물로는 블루모스크를 빼놓을 수 없다. 오스만투르크 시대의 대표적인 모스크로 완성하는 데만도 무려 8년이 걸렸다고 한다. 원래 일곱 개의 기둥으로 만들 생각이었으나 성지에 있는 사원과 같을 수 없다는 주장 때문에 하나 둘 줄여 전부 6게 기둥으로 만들어졌다. 진한 파란색의 타일만으로 기둥과 돔을 장식해서 블루모스크란 이름을 얻었고 정말 이름 그대로 멀리서도 파란 빛이 돋보이는 사원이다. 한 여름엔 저녁에 음향과 조명쇼를 볼 수 있어서 각별한 눈요기를 제공하기도 한다. 터어키로의 여행은 잊혀진 신화와 역사의 이야기들을 더듬을 수 있어서 더욱 신비롭다. 특히, 이스탄불은 그 상상력과 모험의 출발점으로, 책으로만 읽었던 모든 이야기들이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실제로 다가와 말을 건네는 듯한 느낌을 선사하는 특별한 도시이다. [ Travel tips ] 찾아가는 길 =아시아나 항공(02-2669-8000 주2회 월,토요일 출발)이 이스탄불로 이동한다. 소요시간은 약 11시간 45분. 기후 =터키는 사계절의 변화가 뚜렷한 편이다. 에게해 남부와 지중해 연안은 전형적인 지중해성 기후로 4-10월이 가장 좋은 여행시즌이다. 기타 정보 =터키 여행정보는 터키 관광국(www.turizm.gov.tr/english)과 터키에 관한 포털사이트(http://www.turkeytour.co.kr)에서 얻을 수 있다. 주한 터키대사관(02-794-0255, www.turkey.kofa.org) < 글 = 이유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