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정부의 직접 규제에서 벗어나 자율 경영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23일 정부와 산업은행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앞으로 산은의 인사, 예산, 자산운용에 대해 사전 승인을 하는 대신 경영이행약정(MOU)을 맺어 경영실적을 사후 평가·관리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처럼 산은에 경영 자율성을 주는 방안은 지난달 재경부와 산은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업무보고를 할 때 제기돼 당사자들이 모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인수위도 국책은행이 급변하는 금융환경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경영 자율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이에따라 산은의 이사회 기능을 대폭 강화해 각종 중요 경영사항에 대한 결정을 일임토록 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또 사외이사들이 실질적으로 경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산은 이사회는 사내이사 8명, 사외이사 2명 등 모두 10명으로 구성돼 있다. 산은 관계자는 "국책은행으로서의 역할을 다하면서도 아시아를 대표하는 투자은행으로 발돋움하려면 일정한 자율성을 확보하는게 긴요하다"며 "정부의 사전승인 체계를 사후 관리체계로 변경하는 것은 전적으로 새정부의 의지에 달렸다"고 말했다. 한편 기업은행도 재경부와 △경비성 비용 등 예산부문의 자율성 △자산운용에 대한 전결권 확보방안 등을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