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광통신장비업체 루슨트테크놀로지에 여성 회장겸 CEO(최고경영자)가 탄생했다. 루슨트는 20일 이사회를 열고 현 패트리샤 루소 CEO에게 회장 타이틀까지 부여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그는 미국 5백대 기업 중 휴렛팩커드(HP)의 칼리 피오리나(49)에 이어 회장과 CEO 타이틀을 동시에 획득한 두번째 여성 기업인이 됐다. 특히 피오리나 HP회장겸 CEO도 루슨트의 사장 출신이어서 루슨트는 여성기업인의 배출창구로 유명해지게 됐다. 루소 CEO가 회장직까지 맡게 된 것은 지난해 파산위기까지 몰렸던 루슨트의 최초 여성 CEO가 된 후 회사빚을 크게 줄이는 등 경영능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작년 1월 그는 미국의 대표적 블루칩 중 하나인 이스트만코닥의 2인자 자리를 그만두고,세간의 우려속에서 루슨트의 CEO로 옮겨 갔다. 당시 루슨트는 정보기술(IT)산업에 불어닥진 한파를 이기지 못하고 한 분기 손실이 사상 최대인 88억달러에 이르고,부채도 81억달러에 달하는 등 도산직전의 절망적인 상황이었다. 이런 루슨트에 구원투수로 온 루소 CEO는 인력을 70% 감축하고 전망이 어두운 사업부의 과감한 매각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이같은 구조조정과 공격적인 비용절감 덕에 81억달러에 달하던 회사빚이 지금은 34억달러로 급감하고,올 1분기에는 11분기 연속의 적자행진을 끝내고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