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자들은 17일 증시가 초강세를 보이면서 종합주가지수 600선을 단숨에 회복하자 향후 대응전략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우선 낙폭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 치고는 상승 에너지가 폭발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바닥(주가지수 561)을 치고 상승추세로의 전환을 알리는 신호로 보자니 불확실한 증시 주변 여건이 크게 달라진게 없다. 혼란과 회의(懷疑)속에서도 낙관론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낙관론자들은 "최근 나흘째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이날 주가가 강한 갭(Gap)상승을 동반하면서 5일선은 물론 20일 이동평균선을 돌파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과거 경험으로 볼 때 바닥을 확인하고 돌아서는 신호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김석규 B&F투자자문 대표는 "바닥권에서 농축된 에너지가 이날 폭발하는 양상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주가 급등에 대해 이원기 메릴린치증권 전무는 "최근 세계적인 반전시위 등으로 이라크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게 주 원인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미국 증시는 지난주말 이런 기대감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이른바 '안도 랠리'를 보였으며 한국 증시도 이같은 효과가 나타났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김지환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경우엔 주가가 급반등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점을 투자자들이 인식하기 시작했다"면서 "이제부터는 상승 가능성이 하락 리스크보다 커지고 있는 만큼 매수 관점에 서는게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오성식 템플턴투신 상무는 "이날 주가반등은 프로그램 매수세 이상의 강력한 에너지가 발휘된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서면 주가는 빠른 속도로 반등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중론자들은 이날 장 시작부터 기대 이상으로 주가가 급등했지만 뚜렷한 매수주체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사자'에 나섰던 개인 투자자들은 이날 반등을 이용, 차익실현에 적극 나섰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신중론자들은 지적한다. 외국인은 소폭 순매수에 그쳤으며 국내기관도 선물과 연계된 프로그램 매수를 감안하면 사실상 관망세였다. 투자심리 회복을 단정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다. 강성모 동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라크전쟁 위험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닌데다 국내경제는 물론 미국의 경제 펀더멘털(기초여건)에서도 뚜렷한 회복조짐을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황창중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날 주가상승은 기술적 반등으로 봐야 한다"면서 "1차 반등 목표치는 610,2차 목표치는 620 정도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 팀장은 "전쟁 리스크가 다소 완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불확실한 요인으로 남아 있으며 미국의 경기지표 역시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망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