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동연구원이 지난해 1천4백33개 사업체를 대상으로 비정규직 근로자의 실태를 조사한 결과 58%인 8백32개 사업체가 비정규직 근로자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업체는 비정규직 근로자를 활용하는 주된 이유로 '인건비 절감(32%)'과 '고용조정이 쉽다(30.3%)'는 점을 꼽았다.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정규직 근로자와 비교할 때 비정규직 근로자의 임금수준은 약80%로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1백%라고 응답한 경우도 25%나 됐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생산성은 약78%로 임금수준과 유사하다. 기업이 인식하는 생산성과 임금수준은 거의 일치하는 셈이다. 비정규직 근로자를 활용하는 데서 오는 문제점은 '업무 몰입도 부족(26%)'과 '높은 이직률(24%)'을 들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비정규직 근로자의 활용에 대해 '만족하는 편(69%)'이었다. 향후 비정규직 근로자의 활용계획에 대해서는 31%가 현행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확대하거나 축소할 것이라는 응답은 각각 7∼8%에 불과했다. 신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응답은 27%였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비중이 높아진 것은 외환위기를 겪으면서부터다. 1천4백33업체 가운데 외환위기 이후 비정규직 근로자를 활용하기 시작했거나 비정규직 근로자의 비중을 늘려온 사업체는 3백74개로 약26%를 차지했다. 실제로 임금근로자중 임시일용직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3년 41.2%에서 98년 47.0%로,2000년에는 52.4%까지 상승했다. 비정규직 근로자 문제는 낮은 임금,저조한 부가급부,미비한 고용안정성 등 부정적 특성이 두드러지면서 부각됐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정규직 근로자 대비 비정규직 근로자의 시간당 임금은 53% 수준에 불과하고 비정규직 근로자의 80% 이상이 사회보험 등의 적용에서 배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의와 규모도 여전한 논란이다. 시간제 근로,파견 근로,용역 근로,일용대기 근로,독립도급 근로,재택 근로 등 대안적 고용형태에 속하는 근로자를 비정규직 근로자(지난해 현재 16%)로 보는 시각과 1년 미만의 유기계약 근로자를 비정규직 근로자(지난해 현재 5.4%)로 보는 데는 의견의 일치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근로 지속이 가능한 무기계약 근로자와 1년 이상의 유기계약 근로자를 정규직 근로자로 볼 것인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다. 정규와 비정규직 근로자중 논란이 되는 근로자를 오분류 근로자로 구분하는 것도 문제다. 국제적 기준으로 볼 때 오분류 근로자는 '정규 근로자처럼 일하지만 비정규 근로의 대우를 받는 근로자'라는 의미다. 오분류된 근로자중 '임시직'의 경우는 비정규직 근로자보다 높은 임금을 받고 있으나 장시간의 근로로 시간당 임금은 오히려 낮은 편이다. 사회보험 등이 적용되는 수준은 비정규직 근로자와 거의 유사한 수준이다. 오분류된 근로자중 '일용직'은 비정규직 근로자보다 낮은 시간당 임금을 받고 있다. 근로시간도 상당히 긴 수준이며 사회보험 혜택 등은 거의 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