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에 대한 제3의 실사기관으로 선정됐던 안건DTT(딜로이트 투시 토마츠)가 실사를 포기함에 따라 매각작업 지연이 불가피하게 됐다. 예금보험공사는 지난 11일 저녁 평가기관 선정위원회를 재소집한 데 이어 12일 실사기관을 재선정하기 위해 국제적 인지도가 있는 회계법인 등 7곳에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왜 포기했나 예보는 안건DTT가 제휴사인 미국 DTT와 협의한 결과,이해가 상충되는 부분이 있어 포기했다고 밝혔다. 안건측 관계자도 "조흥은행 실사업무가 극도로 민감한 사안인 데다 실사기간이 짧고 수익도 거의 없어 DTT가 기피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조흥 노조측이 "안건DTT는 대우 분식회계와 관련해 조흥은행으로부터 고소당한 회계법인"이라며 반대하고 나선 점도 포기 요인인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지난 1차 선정 때 제안서를 낸 3곳 가운데 삼일회계법인은 조흥은행 매각주간사인 모건스탠리가 실사를 위해 고용한 회계법인이란 점에서,안진회계법인은 조흥은행의 외부감사기관이란 이유로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망 이번 실사 결과에 정부는 물론 신한지주,조흥은행 노조 등 이해관계자들이 촉각을 잔뜩 곤두세우는 등 부담이 커 평가기관 재선정 작업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예보 관계자가 "국제적인 공신력이 있는 회계법인이 1순위이긴 하지만 증권사나 컨설팅사를 평가기관으로 선정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평가기관 재선정 이후 한 달간의 평가기간을 감안할 때 조흥은행 매각은 오는 3,4월에나 결론이 날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조흥은행 매각이 차기 정부로 넘어감에 따라 매각방향 자체의 궤도 수정 가능성까지 점치고 있다. 그러나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조흥은행 매각은 신정부 출범과는 무관하게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며 여전히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