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경쟁력은 연구·개발(R&D) 능력에서 판가름나는 시대입니다.기업이 기술혁신을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 12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정기총회에서 제4대 회장에 선임된 허영섭 녹십자 회장(62)은 "신기술 개발이 촉진되려면 기업 스스로의 노력은 물론이고 사회 구성원 모두가 연구·개발을 국가발전의 선행지표로 여기고 중시하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79년 민간기업의 부설연구소 설립을 촉진하기 위해 세워진 산기협은 대기업,중소·벤처기업,외국계기업 등 4천8백여개사가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허 회장은 "올 5월께 기업 연구소가 1만개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제는 양적인 성장뿐 아니라 기업 연구센터의 역량을 키우는 질적 성장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연구인력 양성과 장비의 선진화,국제교류의 활성화 등에 기업들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회원사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정부측에 전달하는 데 앞장서겠다"면서 "기업 부설연구소를 위한 세제지원을 선진국 수준으로 확대해줄 것을 건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허 회장은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한 후 독일 아헨공대에서 물리금속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지난 70년 녹십자에 입사,30여년간 제약업에 몸담고 있다. 지난해에는 독일 아헨공대에서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명예세너터(Ehrensenator)'로 선임되기도 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