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근 그림 10억에 팔렸다..62년작 '樂'...런던 소더비경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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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근 화백(1914~65년)이 1962년에 그린 '악(樂·31.3?54.5㎝)'이 지난해 11월 런던에서 열린 소더비 경매에서 10억3천만원에 낙찰된 것으로 최근 밝혀졌다.
고서화 및 근·현대회화를 통틀어 한국 작가의 회화 작품이 경매에서 10억원대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악'은 농촌사람들의 흥겨운 한마당인 농악놀이 광경을 담은 변형 10호 크기의 작품.당시 소더비 경매를 참관했던 한 관계자는 "예정가가 15만∼20만파운드였지만 구매자간의 경쟁으로 인해 낙찰가는 예정가의 두 배가 넘는 53만2천파운드였다"고 전했다.
구매자는 박수근 애호가나 국내 화상(畵商)일 것으로 추정된다.
박 화백의 그림은 지난해 3월 뉴욕 크리스티경매에 출품된 '겨울'이 7억5천만원(당시 환율기준)에 낙찰돼 최고가를 기록했었다.
국내 경매에서 최고가로 낙찰된 작품은 지난 2001년 4월 겸재 정선(1676~1759년)이 80세에 그린 대작 '노송영지(老松靈芝)'로 7억원이었다.
박 화백 그림으로는 지난해 5월 서울옥션 경매에서 5억5백만원에 낙찰된 '아이 업은 소녀'가 지금까지 최고가다.
박수근은 한쪽 눈을 실명하는 비운 속에서도 예술적으로는 완숙한 경지에 이른 1962년부터 2년간 '악' 시리즈를 제작했다.
변형 50호 크기의 대작부터 5호 크기의 소품도 남겼다.
소더비 경매에 출품된 작품은 국내에서 발간된 박수근 도록에 실려 있지 않은 미공개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더비측은 "소장가가 당시 박 화백으로부터 직접 구입해 40년간 간직해 온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일부 감정 전문가들은 "낙찰된 작품의 화면 상태로 볼 때 '악' 시리즈 중 A급 작품으로 볼 수 없다"며 "치열한 경쟁의 영향이었는지 몰라도 낙찰가가 너무 높았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