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起業家) 교육은 청소년들에게 노동의 가치와 올바른 직업관을 심어주는 일이기도 합니다. 내일의 주역들에게 사회와 경제가 돌아가는 이치를 깨닫도록 함으로써 나라 경제의 활성화에 이바지하는 길이기도 하고요." 청소년 경제교육의 하나로 체험형 기업가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일본 '셀프 윙(Self Wing)'의 하시모토 히데시게 이사(38)는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그런 것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는 시선이 적지 않았다"며 초기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2000년 3월 설립된 이 회사는 새싹들에 대한 경제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한 와세다대학 출신 젊은 엘리트들과 교수 학교가 힘을 합쳐 만든 벤처기업. 경제 분야의 교육 콘텐츠 제공자를 자처하며 조기 기업가교육 사업의 보급과 프로그램 및 교재 개발, 지도자 양성 등의 활동으로 일본 학계와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기업가교육의 선구자로 꼽히는 오에 다케루 와세다대 대학원 교수가 청소년들을 위해 지난 96년 개발한 '와세다 V키즈 프로그램'이 이들의 대표 프로그램이다. "기업가교육 합숙 캠프에 참가한 어린이들은 모두 즐거워합니다. '한번 더 해 보고 싶다'거나 '다음에는 이런 것을 해보고 싶다'는 의견들도 많고요." 그는 어릴 때부터 금전 교육을 시켜봤자 좋을 것이 없다고 어른들은 선입견을 갖고 있지만 회사를 세우고 물건을 만들며 파는 체험을 몸에 익히는 과정에서 청소년들은 돈과 노동의 가치를 올바로 깨닫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경제교육을 등한시했던 것이 일본의 창업활동을 미국 등 다른 선진국에 비해 부진하게 만든 한가지 원인이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사업을 시작한지 얼마 되진 않았지만 주위의 반응과 시선은 기대 이상입니다. 반드시 좋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그는 도쿄는 물론 지방 각지에서 캠프 개최와 컨설팅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와 여행사들이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 여행사들은 중학생들의 수학여행 상품에 경제교육을 체험학습의 하나로 포함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서울을 다녀왔지만 청소년 경제교육에 관한 한 한국과 일본의 현주소가 비슷하다고 느꼈어요. 두 나라 모두 정규 교과과정에서 제대로 된 경제교육이 실시될 날이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