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 귀성.귀경전쟁을 치르느라 아직 몸이 찌뿌드드할 때다. 가벼운 차림으로 맑은 공기를 들이킬 수 있는 곳을 향해 보자. 한국관광공사는 2월의 베스트여행지로 충남 서천, 경북 하동, 전남 보성을 꼽았다. # 서천 한산모시의 고장 충남 서천 일대는 본격적인 개발의 손길이 닿지 않은 옛 고향마을의 모습을 간직, 수도권 주민들의 조용한 하루나들이 코스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에 주목받고 있는 곳은 신성리 갈대밭. 금강하구에 폭 2백m, 길이 1km 정도 뻗어 있는 신성리갈대밭은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의 한 장면을 촬영한 곳으로 젊은이들의 발길이 잦은 편이다. 키가 3~4m 이상 되는 이곳의 갈대밭에는 서천군에서 조성한 산책로가 잘 나 있다. 인근의 금강하구둑 관광지에는 사계절 썰매장과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놀이시설이 들어서 있다. 서면 마량리는 색다른 비경을 간직한 곳이다. 서해안에서는 드물게 바다에서 떠오르는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감상할수 있는 곳. 마량리의 또다른 자랑거리는 동백나무숲. 동백정 입구에서 바다쪽으로 난 길을 따라 서천화력발전소 담을 돌아가면 동백나무숲(천연기념물 169호)을 볼 수 있다. 5백여년의 수령을 자랑하는 이곳의 동백나무는 80여 그루를 헤아린다. 동백의 개화시기는 매년 3월말부터 5월초순으로 4월 중순께 절정을 이룬다. 동백나무 숲 사이로 나 있는 돌계단을 올라가면 마루턱에 동백정이란 누각이 자리 잡고 있다. 누각에서 바라보는 서해가 막힌데 없이 탁 트여 가슴을 후련하게 해준다. 서천군청 문화공보실 (041)950-4224, www.sochon.chungnam.kr # 하동 경북 하동 여행의 1번지는 악양면이다. 구례와 화개장터를 지나 만나는 악양면에는 박경리의 소설 '토지'의 주무대인 평사리마을이 있다. 이곳에는 소설속의 최참판댁을 꾸며 놓아 찾는 이들로 하여금 소설속의 인물이 된 듯한 기분에 빠져들게 한다. 최참판댁 뒤편 산능선에 있는 고소산성에 서면 평사리와 섬진강변의 풍광이 한눈에 잡힌다. 섬진강변을 따라 평사리공원과 하동읍내의 송림도 둘러본다. 지리산자락으로 발길을 돌려 청학동과 삼성궁을 찾는다. 지리산 중턱에 위치한 청학동은 고운 최치원이 은거하던 곳. 도시아이들을 위한 한학과 예절교육 장소로 새롭게 모습을 갖춘 서당에서 흘러나오는 글읽는 소리가 낭랑하다. 청학동마을에서 산속으로 조금 들어가면 삼성궁에 닿는다. 환인 환웅 단군을 모시며 신선도를 수행하는 도인들의 도장으로 보통의 여행길과는 전혀 다른 신비감을 맛볼수 있다. 입구의 징을 세번 치고 옷매무새를 가다듬으면 도포차림의 수행자가 나와 길을 안내한다. 하동군청 문화관광과 (055)880-2114, www.hadong.go.kr # 보성 전남 보성은 낮은 산자락에 녹색융단을 깔아놓은 듯한 차밭으로 유명하다. 율포해수욕장 쪽으로 넘어가는 봇재에 차밭단지가 자리하고 있다. 일제시대 때 본격적으로 조성되기 시작한 이곳 차밭의 풍광은 찻잎을 따기 시작하는 봄(곡우 전후)에 절정을 이루지만 사계절 언제 찾아도 색다른 감흥을 안겨준다. 율포에 해수녹차탕이 있어 긴 여행길의 피로를 풀기에 알맞다. 인근의 벌교는 조정래의 소설 '태백산맥'의 무대. 조선 영조때 뗏목다리였던 것을 돌다리로 완공한 무지개다리(홍교)를 볼 수 있다. 홍교 아래 포구쪽에 있는 소화다리(부용교)는 소설속 피비린내 나는 좌우익의 대립속에 숱한 인명이 희생된 곳. 이밖에 자애병원, 금융조합, M1고지 등 태백산맥의 무대를 돌며 한국 현대사의 아픔을 되새겨 볼 수 있다. 고찰 대원사에도 들러볼 만하다. 보성에서 18번국도를 타고 서재필 선생 생가를 지나 주암호를 끼고 가다 보면 천봉산 깊은 곳에 자리한 대원사가 나온다. 티베트박물관이 다른 나라에 온 듯 색다른 느낌을 준다. 극락전의 달마대사 벽화가 명작으로 알려져 있다. 장암리 갯벌에서 고막을 맛본다. 이곳의 고막은 4월을 전후해 제일 기름지고 맛이 좋다고 한다. 읍내의 고막요리집에서 갓 캐온 고막요리를 먹어볼수 있다. 녹차잎을 먹여 키운 녹돈요리도 빼놓을수 없다. 보성군청 문화관광과 (061)850-5224, www.boseong.jeonnam.kr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