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우려했던 것만큼 나쁘지는 않다.
일각에서 더블딥(이중침체)을 넘어 멀티딥(다중침체) 우려까지 제기했지만,현실은 멀티딥은 물론 더블딥과도 거리가 멀다.
최근 발표된 경기지표들을 분석하면 '나쁘지 않은'지표들이 3대1의 비율로 '좋지 않은' 지표보다 많기 때문이다.
CNN머니는 3일 "이라크전쟁이란 변수가 남아있긴 하지만 미 경제가 일단 소프트패치(경기불안 상태)에서는 벗어났다"고 평가했다.
◆나쁘지 않은 지표들=우선 제조업경기가 3개월 연속 확장세를 유지했다.
공급관리연구소(ISM)는 이날 1월 중 제조업지수가 53.9로 경기확대를 의미하는 50을 넘었다고 밝혔다.
이 지수는 비록 작년 12월(55.2)보다는 낮아졌지만,전문가들의 예상치(53.6)를 상회했다.
ISM의 노버드 오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더블딥은 기우"라고 단언하고 "미-이라크전쟁 우려가 미 경제를 짓누르고 있지만 경기회복세는 대세"라고 진단했다.
이밖에 건설투자 개인소비 경기선행지수 기존주택판매 및 신규주택착공 등 대부분의 지표들도 개선조짐을 보이고 있다.
반면 나빠지고 있는 지표는 소비자신뢰지수와 실업률 등 소수에 불과하다.
경기지표들의 종합 결과인 경제성장률은 미 경제의 '소프트패치 탈출'을 확인해 주고 있다.
작년 4분기 경제성장률은 0.7%로 전분기(4%)에 비해서는 둔화됐지만 예상치(0.6%)를 능가했다.
특히 작년 한해 미 경제성장률은 2.4%로 전년의 0.3%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최악에서 벗어나는 미 금융시장=이날 뉴욕증시의 다우와 나스닥주가는 양호한 경기지표 덕에 소폭 상승,이틀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그동안 약세를 면치 못하던 달러가치도 회복세로 반전,국제금융시장의 불안감을 덜어주고 있다.
달러는 현재 엔과 유로화에 대해 각각 달러당 1백20엔 및 유로당 1.07달러에서 움직이고 있다.
연초의 달러당 1백17엔과 유로당 1.09달러에 비하면 상당히 회복된 상태다.
이같은 달러회복세가 비록 엔강세(달러약세)를 막기 위한 일본정부의 시장개입 조치 때문이긴 하지만,달러가치가 일단 안정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또 당초 우려와는 달리 외국자금의 미국유입이 줄지 않고 있어 미 주가나 달러가치가 다시 폭락할 가능성은 작은 편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가장 최근 통계치인 작년 11월 외국자금의 미 자본시장 유입액이 대규모 경상적자 우려에도 불구하고 6백73억달러로 평균수준을 넘었다"며 이라크전쟁이 나더라도 미 금융시장이 붕괴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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