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고아출신 시각장애인이 서울대 법대에 합격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충북 청주시에 사는 김용광씨(41). 두 살 때부터 고아원에서 생활해 온 김씨는 서울 성남고를 졸업하던 지난 81년 동국대 법학과에 합격했으나 학비는 물론 생활비도 마련하기 힘들어 대학 진학을 포기해야만 했다. 그 뒤 공장생활과 술집 웨이터 보조 등으로 힘겹게 살아오던 김씨는 84년초 망막색소변성과 백내장으로 시력을 완전히 잃었다. 그 해 겨울 수술을 받아 일부 시력을 찾긴 했지만 시각장애가 완전히 치유되지 않아 직업교육 등을 위해 85년 청주맹학교에 입학한 김씨는 88년 졸업한 뒤 다시 상경,출장안마사 신문배달원 등으로 생활했으나 평생 꿈이었던 법관을 포기할 수 없어 4년전부터 다시 책을 잡았다. 김씨는 서울 신촌의 한 고시원 총무로 취직해 청소 등 잡일을 하며 시간을 쪼개 공부해 2002년 연세대 법과에 합격했다. 그러나 사립대 등록금 마련이 만만치 않아 결국 1학기를 마치고 휴학한 뒤 등록금이 적고 장애인 장학금 혜택이 많은 서울대 법대 입학을 위해 다시 입시를 준비,수학능력시험에서 1등급을 받아 장애인 특별전형으로 꿈을 이룬 것. 김씨는 "사법고시에 합격,장애인들과 소외받는 사람들을 돕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다. 장욱진 기자 sorina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