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IN KOREA] 알 라즈와니 <한국P&G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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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기업의 한국지사장 중에는 혈통과 국적이 특이한 사람이 적지 않지만 알 라즈와니 한국P&G 사장만큼 이국적인 사람은 드물다.
인디언 피를 가진 그의 풀 네임은 '알카림 라즈와니(Alkarim Rajwani)'.
'자비로운 들판의 왕'이라는 뜻이다.
캐나다 국적의 할아버지가 아프리카에서 농장을 경영한 까닭에 탄자니아에서 태어나고 열여섯 살에 농장이 국영화되면서 캐나다를 거쳐 미국으로 이민갈 때까지 케냐에서 자랐다.
그는 외모에서부터 '여유'가 느껴지는 사람이다.
일과 가정을 균형있게 돌봐야 한다고 믿는다.
역시 인디언 혈통인 부인과 강남 일대를 산책하는 것을 즐기고 '인구 증가에 한두 명을 보태기 싫어서' 무자녀 원칙을 고집하고 있다.
"한국에 와보니 어떤 사람이 22년동안 한번도 휴가를 안 썼다고 해서 깜짝 놀랐죠.한국 사람들은 회사에 대한 충성심도 남달라서 직원중에는 슈퍼에 가서 누가 다른 회사 화장지를 사려고 하면 '코디'를 사라고 설득하는 사람도 있어요. 다른 나라에선 들어보지 못한 일들이죠. 한국인들은 팀이나 개인끼리 경쟁심이 매우 강해서 근로감독을 안해도 열심히 일 할 사람들이에요."
그는 또 외양을 중시하는게 한국의 특징이라고 꼽았다.
"외모를 중시하는 것을 보면 한국 화장품 시장이 4조원이나 되는 걸 이해할만 해요. P&G는 요즘 TV광고를 시작한 고가 화장품 'SK Ⅱ'에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SK Ⅱ는 일본에서 특히 성공한 제품.
국내에서는 면세점에도 진출시키는 등 주요 마케팅 품목이다.
라즈와니 사장은 "한국P&G는 2~3년 내에 여성용품과 기저귀의 국내 시장 1위 자리를 탈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P&G는 세계 위생용품 시장에서 킴벌리와 경합관계.
한국에서는 선두주자이면서도 5년여 전 '화이트'라는 여성용품 브랜드를 히트시킨 유한킴벌리에 역전당한 후 회복을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본격적인 추격을 위해 경쟁 상품인 '위스퍼'의 가격을 인하했다.
자기 몸을 이해하고 아껴야 한다는 뜻에서 'Knowledge is Power'라는 컨셉트의 새 광고도 내보내기 시작했다.
기저귀 '큐티 드림 골드'를 쓰고 짓무름이 발생하면 7만원 한도 내에서 치료비까지 환불해 주는 행사도 시작했다.
라즈와니 사장은 "각 매장에 비치된 '피부보호약속계약서'에는 내 사인이 들어 있다"며 "한때 큐티가 4위까지 밀린 적도 있었지만 이번 환불 마케팅을 계기로 벌써 2위를 회복했고 2~3년 안에는 1위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