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 블릭스 유엔 무기사찰단장은 27일 "이라크가 무장해제를 요구하는 유엔의 결의를 진정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사찰단의 접근에는 협력하고 있다"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보고했다. 블릭스 단장은 지난 60일간의 사찰활동을 안보리에 보고하면서 이같이 말하고 "이라크는 자신들이 요구받고 있는 무장해제를 진정으로 수용하는 것 같지는 않다.심지어 오늘 조차도 그렇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라크가 사찰단의 접근에 협력했으나 실질적인 면에서 더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모하메드 엘바라데 국제원자력기구(IAEA)사무총장도 안보리에 사찰보고서를 제출하기 직전 기자회견을 갖고 "보고서에는 깜짝 놀랄만한 내용은 들어있지 않으며 사찰은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찰시한 연장 가능성=유엔 사찰단이 무기개발에 대한 결정적 증거를 찾아내지 못하고 이라크 협조가 미흡했다고 지적함에 따라 사찰시한이 연장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독일 일간지 디벨트도 이날 미국과 영국은 유엔 사찰단이 이라크내 무기사찰 활동을 마치고 최종 보고서를 제출하는 시한을 3월1일까지 연장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연합(EU) 15개 회원국 외무장관들도 이날 브뤼셀에서 회의도중 발표한 성명을 통해 "기간을 연장하고 활동을 강화하겠다는 사찰단의 의사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28일로 예정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연두교서에도 이라크에 대한 선전포고 내용이 빠질 것으로 알려져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즉각적인 무력공격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강하다. 유엔은 29일 안전보장이사회를 열어 사찰보고서에 대해 논의한다. 또 31일에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간 정상회담이 열려 이라크 사태에 대한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무기개발 결정적 증거는 없어=보고서에는 지난 9일 중간 보고 때와 마찬가지로 이라크의 대량파괴 무기의혹에 관한 결정적인 증거는 들어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워싱턴포스트는 유엔 고위관리의 말을 인용해 블릭스 위원장은 지난 2개월간 이라크측이 사찰단에게 보여준 협력과 관련해 부정과 긍정적인 면을 모두 보고했지만 이라크가 무장해제 의무를 위반했다는 미국의 주장을 만족시키기에는 부족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