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 인터넷 대란'에 이어 27일 대설주의보가 내려지자 유통업체와 택배회사들에 또 다시 비상이 걸렸다. 기상청 예보대로 폭설과 추위가 이어질 경우 설을 앞두고 '배달대란'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업체들은 택배시간 연장,긴급 배송체제 마련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으나 분위기가 뒤숭숭해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이날 유통업체에는 선물이 제대로 배달될 수 있는지 묻는 고객 전화가 쇄도했다. ◆홈쇼핑 인터넷몰 홈쇼핑과 인터넷몰들은 인터넷 대란에서 점차 벗어나면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으나 지난 26일 아침부터 폭설이 내리고 대설주의보가 나오자 다시 분주해졌다. LG홈쇼핑은 예정된 정상 배송 시점은 31일까지였으나 폭설로 인해 혼란이 생길 경우 설 연휴인 31일과 2월1일,2일에도 배송에 나서기로 하고 물류센터에 비상 인력을 파견했다. CJ홈쇼핑은 택배 지연을 막기 위해 제휴 택배업체인 CJGLS와 협의,차량 운행 개시 시간을 새벽 6시에서 5시로 한 시간 앞당기기로 했다. LG이숍 CJ몰 Hmall 인터파크 한솔CS클럽 삼성몰 프리챌 바이앤조이 등 9개 쇼핑몰들은 '특별소비자피해보상기준'에 따라 설 전에 보내기로 한 제품이 예정보다 늦게 도착할 경우 소비자들에게 충분한 보상을 해 불만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백화점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에는 27일 오전부터 배송 여부를 확인하는 고객들의 문의가 이어졌다. 신세계의 물류 관계사인 세덱스 홈페이지(sedex.co.kr)에는 이날 하루 3백여명의 고객이 '배달 확인 서비스'를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롯데 소공동 본점은 고객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평소 1백대 규모로 운영하던 '신속 배송용 택시'를 20여대 증차,폭설에 대비하고 있다. 평소보다 고객 문의가 10% 정도 늘어난 현대백화점도 차량 1대당 배송 건수를 줄이고 예비차량과 예비인력을 투입하는 등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했다. ◆택배업체 대설주의보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은 택배업체들. 택배사들은 배송 일정을 가능한 한 앞당기고 시간이 많이 소비되는 개인의 신규 물량은 받지 않고 있다. 택배업체들이 주말까지 배송해야 할 물량은 2천3백만개 정도.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천9백만개보다 20% 이상 늘었다. 현재까지 배송이 완료된 물량은 그 중 절반인 1천1백만개 정도에 불과해 폭설이 내릴 경우 배송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대한통운 관계자는 "눈이 얼어 빙판으로 바뀌면 4분의 1 정도의 물량이 늦게 배송된다"며 "홈쇼핑사 등 대형 유통업체들의 물량 위주로 배송을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CJGLS는 지방에 내려가는 차량의 출발시간을 1시간씩 앞당겼다. 현대택배는 모든 배송차량에 월동장비를 갖추게 했고 배송차량과 영업사원들을 24시간 대기토록 했다. 조정애·류시훈·송형석 기자 j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