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그룹 김상범 회장] "경영 성과 골고루 분배"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지난 25일 북한산 자락.
줄지어 산을 오르는 4백여명의 이수그룹 임직원들 사이에서 김상범 회장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이날 이수그룹은 2007년까지 매출 4조원, 영업이익 3천억원의 중견그룹으로 성장하겠다는 '2007 비전 선포식'과 함께 기념 등반대회를 가졌다.
김 회장과 임직원들은 북악터널-대성문-대동문-아카데미하우스로 이어진 4시간여 등반길을 함께 하면서 결의를 다졌다.
김 회장은 "글로벌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올해는 특히 어려우리라는 걱정이 크지만 이럴 때일수록 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각오로 새로운 비전을 선포하게 됐다"고 이번 행사의 의미를 설명했다.
말하자면 제2의 출발을 선언한 셈이다.
그동안 내실을 다지면서 성장기반을 마련한 만큼 앞으로는 계열사간 시너지효과를 낼수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몸집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이수그룹이 출범한지 7년이 지난 지금도 매출액으로는 내세울 규모가 아니다"고 밝힌 김 회장은 "그러나 질적으로는 어떤 기업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출액 4천7백12억원, 경상이익 1백45억원으로 출발했던 이수그룹은 그가 회장에 취임한 2000년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에는 매출 1조4천8백83억원, 경상이익 7백36억원대로 성장했으며 부채비율도 95년 3백53.5%에서 지난해 1백2.8%로 줄었다.
김 회장은 화학 전자부품 등 주력사업과 함께 신규사업에도 공을 들여 생명공학과 금융 등의 고부가사업에 진출하면서 재계 위상을 높였다.
세제 원료로 쓰이는 '알킬벤젠' 생산업체인 이수화학으로 출발한 이수그룹은 인쇄회로기판(PCB)업체인 이수페타시스, 중견 아파트업체인 이수건설, 벤처캐피탈업체인 이수창업투자 등 16개 계열사를 거느린 중견그룹으로 성장했다.
김 회장은 능력평가에 따른 다양한 인센티브제도를 도입해 최고 2천%까지 성과급을 지급하는 등 성과보상시스템을 정착시켰다.
인사및 교육제도는 이수그룹에 대한 경영조언에 나섰던 컨설팅업체조차 "삼성 등 일류기업에 뒤지지 않는다"고 평가할 정도다.
"회사를 경영하면서 바라는 꿈은 임직원들이 자손들에게 '어떤 회사를 다녔다'고 이야기하고 후손들은 이를 자랑스러워하는 그런 회사를 만드는 것"이라고 김 회장은 말했다.
그는 이를 '미래 도전, 미래 공유(Challenge the Future! Share the Future!)'라는 경영슬로건으로 압축했다.
미래와 함께, 후손들과 함께 오늘의 경영에 충실하자는 뜻이다.
김 회장은 비전선포와 함께 '삶에 풍요와 편리를 더하는 아름다운 미래창조'를 경영이념으로 정하고 △사람과 일에 대한 진지함 △질적인 '월드 베스트' △고객가치 창조 등을 핵심가치로 설정했다.
매출 1조원대의 '스타기업'도 키울 방침이다.
"각자 맡은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각오를 다져야 목표를 이룰수 있다"고 김 회장은 강조했다.
평소 "우리나라에 진정한 의미의 투자은행(인베스트먼트 뱅크)이 없다"고 밝혀온 그는 재무전문가답게 금융업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수그룹이 대신생명 인수전에 뛰어든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올해도 금융등 신규사업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계속할 것이란게 이수 관계자의 설명이다.
김 회장은 장기적으로 투자은행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
비전선포식을 끝내면서 김 회장은 "모든 열매와 보람은 함께 땀 흘린 임직원들이 골고루 나눠 가질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 "5년후에는 이런 자리에서 성과를 자축하면서 새로운 목표를 세우게 될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
[ 약력 ]
<> 1961년 대구 출생
<> 1982년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 1985년 미국 미시간대 경영학 석사
<> 1991년 미국 미시간대 법학 박사
<> 1993년 대우그룹 국제법무실장
<> 1995년 이수화학 대표이사 부사장
<> 1996년 이수그룹 부회장
<> 2000년 1월 이수그룹 회장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