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새벽 2시.신세계이마트 수산매입팀 정형철(32) 바이어는 노량진수산시장을 다시 찾았다.
매주 한번씩 돌아오는 시장근무.정 바이어는 각종 생선류 판매동향과 상품정보를 꼼꼼히 체크한 뒤 5시께 집으로 향한다.
집으로 돌아왔다고 바로 잠을 청할 수는 없는 노릇.인터넷으로 회사 통신망에 접속,그날 보고 들은 새벽시장 정보를 올린 뒤 단잠에 빠져든다.
바이어 6명으로 구성된 이마트 수산매입팀에서 정 바이어가 맡고 있는 품목은 굴비와 같은 반건조 생선과 꽃게.이번 설 대목을 앞두고는 전국 52개 이마트에서 판매할 굴비 선물세트 2만4천여개를 차질없이 준비했다.
지난해 봄.가을엔 꽃게 물량을 확보하느라 1주일에 두세차례 산지를 오가며 바쁜 나날을 보냈다.
"굴비와 꽃게가 잡힐 때는 산지를 찾아야 하고 매장에 상품을 깔기 전에는 협력회사 공장에 들러 가공 과정을 직접 살펴봐야 합니다.
몸은 고되지만 현장에서 상품과 고객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보람입니다."
입사 5년차인 정 바이어는 "자신의 아이디어에 따라 상품을 발굴하고 선정해 소비자에게 판매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직업의 매력"이라며 "수산물 분야에서 만큼은 최고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마트에는 정씨와 크게 다르지 않은 일을 하는 바이어가 1백20여명이 있다.
롯데마트 홈플러스 그랜드마트 킴스클럽 등 다른 할인점들도 마찬가지다.
바이어는 상품 발굴에서 판매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 개입한다.
이런 의미에서 "할인점의 꽃"으로 불린다.
그래서인지 이마트 신입사원의 60%가 "가장 희망하는 업무"로 바이어를 꼽았다.
할인점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몸값이 치솟고 있는 바이어들은 상품 매입 규모,히트상품 발굴,매출액 등으로 업무 능력을 평가받는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현장에 대한 감각이 뛰어나야 한다.
시세는 어떻게 움직이는지,상품 신선도는 어떤지,계절과 날씨 변화에는 어떻게 대처하는지 등에 대해 언제나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여기에 상품 판별,거래방법,관련 법규 등에 관한 지식은 물론 매장 환경과 판매방법,마케팅전략 등을 두루 꿰고 있어야 한다.
한 예로 "전문 바이어"들은 야채의 잎과 줄기 상태,과일의 탄력,생선의 빛깔,고기 표면의 상태 등을 보고 몇일쯤 됐는지 정확하게 알아낸다.
이런 노하우를 바탕으로 일부 바이어들은 히트 상품 탄생에도 큰 역할을 하기도 한다.
지난해말부터 모든 할인점에서 판매돼 크게 히트한 물세탁 전기요는 "빨수 있는 전기요는 왜 없냐"는 소비자들의 질문을 들은 한 바이어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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