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신 < 브릿지증권 상무 > 주식시장이 연초에 반짝 장세를 기록한 이후 좀처럼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장기적인 추세로 볼때 종합주가지수 630선은 주가하락으로 2000년 9월 지지선에서 저항선으로 바뀌었는데,2001년 11월 490~630의 박스권 시세를 벗어나며 다시 지지선으로 작용하기까지 시세흐름의 중요한 분기점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단기적으로는 작년 10월의 주가급락 때 종합주가지수 580선까지 밀려나더니 작년 말과 올해 초순에 이어 다시 630선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중.장기 추세상으로는 종합주가지수 630위에서는 매수관점에서,그 아래서는 매도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전체적인 주식시장의 움직임은 여러 방면에서 들여다 볼 수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금융장세와 실적장세를 통한 접근 방법이다. 일본 증권전문가인 우라가미 구니오는 주식시장의 움직임을 크게 4단계로 분류했다. 첫째 금융완화를 배경으로 불경기아래서 주가상승이 시작되는 금융장세,둘째 경기회복으로 주가상승세가 지속되는 실적장세,세째 경기과열로 경기가 정점에 가까워지며 금융긴축정책으로 주가가 약세를 시작하는 역금융장세,네째 경기가 후퇴하며 기업수익이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주가가 바닥권에 이르게 되는 역실적장세가 바로 그것이다. 이중에서 금융장세는 금리가 하락세를 보이는 불경기하에서 주가상승이 이루어진다는 특징을 갖고 있는데 이는 설비투자가 적어 자금수요가 별로 안 일어나기 때문이다. 거래량 증가세가 뚜렷하게 나타나며 주로 금융주나 건설주가 각광을 받는다. 이러한 금융장세는 금리하락세가 멈추어야 끝나는 경우가 많다. 또 실적장세는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는 경우에 나타나는데 출하가 늘고 재고는 감소하며 GDP성장률이 증가한다. 금리가 상승함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실적증가세가 더 커 주가상승이 계속되는데 실적장세의 전반기에는 시멘트,유리,철강 등 소재산업의 주가가 상승하고 후반에는 가공산업인 전기,자동차 등의 주가가 돋보인다. 거래량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후반으로 갈수록 1류주보다 3류주의 수익률이 더 나며 신고가 종목이 증가하는 모습을 나타낸다. 역금융장세는 주가가 고점을 기록한 후 하락세로 접어드는 국면인데 고가주의 하락폭이 더 크게 나타난다. 이는 이익증가에 대한 기대치가 이미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에 거품이 꺼져나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경기는 호황을 구가하고 있고 기업수익도 여전히 증가세를 보이는 국면이다. 주가는 고점을 기록한 후 두번째 고점이 첫번째 고점을 넘지 못하는데 대부분의 경우 거래량도 감소하며 주가가 약화되는 모습을 나타낸다. 때로는 두번째 주가반등 없이 곧바로 하락세가 깊어지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역실적 장세는 주가가 바닥권에 가까워질수록 값이 비싸 보이는 국면이다. 자금수요가 줄고 금리하락 기미에도 불구하고 경기는 더욱 냉각되어 기업수익의 대폭 감소가 예상된다. 증시 주변여건의 악화로 주가전망이 매우 불투명해지는 시기이다. 이렇게 볼때 실적장세 후반부터 매도 준비를 해 역금융장세의 전반에 매도를 완료해야 주가하락에 따른 손실을 회피할 수 있다. 경기고점과 기업수익 증가세가 역금융장세에 나타나기는 하지만 주가는 경기에 선행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 때가 매도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현재의 주가 국면은 매도 타이밍은 이미 지난 상황이고 새로운 장세의 순환속에 매수 타이밍을 기다려야 할 때다.